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니 Nov 04. 2021

<다시 태어난다면~>


사랑은 스스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안톤 체흡-





“걱정이 좀 많긴 하지만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어 엄마가 좋아요!”라고 말해주는 아들이나, 갑자기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옆구리로 기어들어와 “우리 엄마 참 좋아”라고 부둥키며 아이처럼 행동하는 딸을 보니 참 좋다.

‘다시 태어나면 어떤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냐'는 나의 물음에 남편은 내 맘을 한술 더 들뜨게 한다.

“다시 태어나면 김 여사의 머슴으로 태어날게요!”라는 우스개 소리에 우리는 모두 빵 터졌다.  만약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이 행복을 놓치게 되는 것인가!  굳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면 그것도 ‘선택해서 태어날 수 있다면’하고 생각해보니 여성으로서 지적이고 똑똑한 한나 아렌트가 떠오른다. 정치 철학자로 공공성의 문제를 탐구하고 사유하고 행동하는 한나 아렌트의 차가운 머리와 이성을 갖고 싶다.


그리고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의 주인공 엘리자베스의 심장을 가지고 태어나 다아시 같은 남편과 로맨틱한 사랑을 하고 싶다. 다아시와 같이 말을 타고 서로의 오만과 편견을 걷어내니 비로소 진정한 사랑이 보였다는 고백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뛰는 심장을 주체 못 하며 깊이 키스를 나누는... (생각이 너무 많이 갔나!) 하하하 그래도 감정에 사로잡히니 기분은 좋아진다. 상상인데 뭘 못하랴.


다시 태어나면 어떤 일을 하고 살까도 생각해 본다.

아이와 엄마와의 마음을 읽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문제 해결을 하는, 고민 많은 엄마들에게 신 같은 존재. 부모들과 육아의 멘토인 오은영 박사처럼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서 정신과 의사일을 해보고 싶다. 만약 다시 태어나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 묻는다면, 다음 생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오은영 박사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따뜻한 가정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향력 있는 정신과 의사. 다시 태어난다면 더 많이 배우고 열심히 공부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자로 열심히 살아보고 싶다.


하지만 특별히 잘난 거 없는 평범한 아내이자 엄마지만, 가족 모두가 사랑해 주어서 지금은 그 누구의 어떤 모습이라도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을 만큼 행복하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나름대로 어려움의 시간 시간을 잘 견디고 참아온 지금의 내가 대견하다. 세 아이의 엄마인 이 상태. 세끼 밥하기 바쁜 넉넉한 아줌마여도 지금 이대로도 나는 너무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생각하는 환상적인 휴가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