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들면 안 되는 잔소리

by 신출내기

내 눈은 갈색이다. 사실 내 눈이 갈색인줄 잘 몰랐는데, 언젠가 아내가 이야기 해 준 이후로 알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참 많은것을 아내를 통해서 알게 된다. 내가 잘 몰랐던 내 모습들. 처음에는 내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 같아서 기분나빴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신기할 때가 더 많다.


지금의 아내가 여자 친구였던 시절, 어느정도 친해지고 나서 나에게 절대로 입지 말라고 했던 옷들이 있다. 내가 즐겨입던 옷들이었는데.. 이제는 많이 정상의 범주에 들어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 당황스러웠을 그때의 나를 참아주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준 아내가 고맙고 다행스럽다.


남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이야기. 거의 대부분 그 이야기가 진실이다. 혹, 깊은 진실과는 다를지 몰라도 그것의 상당 부분은 내가 지금 세상에 보여지는 바로 그 모습이다. 내가 보여지고 싶은 모습으로 비춰지고 싶은데 타고난 내 성품과 또 그동안 살아온 내 모습이 아니라고 하면 사실 아닌거다.


요즘 아내는 흰머리가 많다고 성화다. 40년이 넘는 동안 짧은 머리를 고수 했던터라 염색을 할 정도의 옆머리가 남아있었던적이 없지만, 그래도 뭔가 굳이 늙어보일 필요는 없지 않냐고 이야기 하는데, 굳이 꼭 그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잔소리인가 싶다가도 거울을 보면 그래 맞다 하고 공감하게 된다.


나이가 들 수록, 남의 말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는것 같다. 이 정도 살아 왔으니 이제는 좀 나의 말을 다른 사람들이 들어야 할 것 같은데, 점점 더 내가 모르는것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왔던 것들도 얼마나 빨리 바뀌는지 새삼스럽다. 잔소리 덕택에 그나마 이렇게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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