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란란 서울 미술관
코 아래로 콧물이 줄줄줄 흐르고
금방이라도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다.
앙징맞은 입이 찌그러져
울음보를 와앙 터트리기도 했다가.
또르르 깊은 눈망울이 창문 너머로
머물기도 하는.....
작가와 인물사이에 자연스러운
교감이 묻어나는 몽글몽글한 사진에
나도 몰래 마음과 눈길이
다투어 달려간다.
그의 사진에 오래 머물고 싶다.
사진은 자연스러움 그자체다.
요즘에는 이런 아날로그 감성의
인물 사진이 대세다.
일본 현대 사진계에서 권위있는 상인
40회 기무라 이헤이 사진상을
키와시마 코토리 작가가 수상했다.
현재 수상 작품이 한국에서 전시되고 있다.
그의 사진 여정은 10대 후반 시절부터다. 셧터를 누르며 사람과 사진에 대한 탐구가 시작되었다
친구, 연인 배우들과의 관계속에서
사람을 테마로 담아왔다.
그는 사람과 사랑에 대한 주제로
사진을 연작으로 담는다.
이번 서울 전시회에사도 그의 사람과
사람에 담긴 사랑을 만나게 된다.
그의 사진은 따뜻하고 정겹다.
사람의 체온이 담겨있다.
그래서 감정이 보인다.
그게 작가의 작품 의도란다.
그의 사진집 미라이짱 시리즈는 작가가 친구의 집에 1년간 머물며 그의 딸을 관찰하며 찍은 사진이다.
연출이 아닌 지켜보다가 그냥 찍은
자연스러운 사진이다.
이 아기는 찍히는 걸 전혀 모르는 거 같다. 일상의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보통 촬영을 할려면 제한된 시간이 있기에 부자연스럽게 앵글을 맞춰서 포즈를 취하게 된다. 그러나 이 사진은 아빠가 자식을 담은 사진처럼 일상이 그대로 녹아있다.
1년이란 시간을 담았기에 아이의 모습도 눈빛도 조금씩 달라져 있음이 보인다.
그걸 바랐는지 모른다.
피사체가 찍는 이를 보며 생각하는 마음이 미묘하게 사진에 담겨 있어
그걸 읽는다는 게 흥미롭다.
그는 자연스러운 작품을 얻기 위해
여자 동창생을 4년에 걸쳐 촬영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것으로 인물의 내면 변화가
사진에 담기게 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찍는 이와
찍히는 이의 관계가 변화했음이
사진에 찍힌 인물의 눈과 표정에서 보인다.
대다수 그의 연작 작품이 그러하다.
그의 사진은 전통 필름 인화 방식이다. 사진에서 아날로그 감상이 보인다.
밝고 선명하게 똑 떨어지는 보정된 사진이 아닌 조금 흐리고 번지고 투명하진 않지만 오히려 그런 사진을 보면 부담스럽지 않는 만큼 편안한 마음이 다가오는 듯하다.
단발머리 일본 꼬마 미래(미라이짱)가 바다너머 한국으로 날아왔다.
일본의 가와이 (귀엽다) 문화가
담긴 작가의 작품에 한국인들의
마음이 퐁당 빠졌다.
밝고 활기찬 에너지의 소녀!
소녀의 천진난만한 사진첩이 일본에서 인기몰이 후 한국에서도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눈보다 마음이 힐링되는 전시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