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되면 그녀는

by 페이지 성희


4월이 되니

여자는 남자와 결혼을 꿈꾸지만

사랑의 의미에 갈등하고

또 다른 여자는 사랑을 기억하며 세상과 이별한다.


사랑에 대한 본질을 탐구하는 영화

마침표 없는 이별의 상처,

사랑의 유효기간에 대한 고뇌.

못다 맺은 인연에 관한 회한.....


마치 열병 같은 사랑의 미열이 사그라들 때 거짓말처럼 소멸되지 않고 잔열에 다시 불붙는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


사랑이라는 인생의 난제를 밀도 있게 표현해 내는 영화가 있다.

영화의 구조가 느슨하면서도 그 안의 인물들의 심리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세 남녀 주인공들에 몰입해 생각을 교차시키다 보면 우리의 마음속에 가라앉아있던 매듭 같은 무엇인가를 떠오르게 만든다.


'4월이 되면 그녀는'

10년에 걸친 연인에 대한 사랑과 그 장소와 함께 하고픈 그를 그리며 모두에게 사랑이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또한 결혼을 앞둔 남녀들에게 사랑의 가변성이나 유통기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에는 하루가 촬영지로 가고파 했던 우유니, 프라하, 아이슬란드를 담고 있다.


제목인 " April, come, she will"사이먼 앤 가펑클의 팝송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감독인 카와무라 겐키가 원작은 물론 각본에도 참여했다.


감독은 뮤직 비디오 작업을 해왔던 사람으로 영상미를 추구하는 사람답게 이 영화에서도 내용을 극대화시키는 역할로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진다. 그로 인해 인물들의 깊은 고뇌와 심리를 표현해 내는데 부족함이 없다. 영화에서 오히려 장식미 이상을 보여준다.


정신과 의시 슌은 동물원에서 수의사로 근무하는 야요이와 의사와 불면증 환자로 만났다가 연인이 된다.

둘은 지금 함께 살고 있다.

야요이는 4월이 되는 첫날이 생일이다.

생일 전날 밤 슌에게 묻는다.

사랑이 끝나지 않게 하는 방법이 뭘까?

슌은 수수께끼냐며 가볍게 넘기고 답을 말하지 않는다.


다음날 아침 그녀는 집에 없었다. 전화도 받지 않고 메시지도 없다. 동물원에도 출근하지 않았다.

문득 며칠 전 옛 여자친구 하루에게서 사진엽서를 연이어 받게 된 게 원인일까 생각한다.

그 후로 야요이가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이다.


10년 만에 사진엽서를 보낸 하루는 대학 후배로 사진으로 가까워진 옛 연인이다.

두 사람은 사진이란 매개체로 만났다.

슌은 사람에 대해 거리를 둔 사람이었다. 사람을 찍지 않는다 했다.

하루는 비내음이라든가 사람의 감정을 담고 싶어 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며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들의 소중함을 아는 감성 깊고 따뜻한 여자였다.

하루가 담은 숀

하루가 담은 슌의 사진은 슌이 보아도 알지 못했던 내 안의 또 다른 나였다.


해돋이를 찍으러 가던 날.

둘은 영혼의 단짝임을 알아채고 평생 함께 해돋이를 보러 다니자고 약속한다.


도서관에서 어디로 갈지 여행계획을 짜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고대하던 여행 첫날 뒤늦게 나타난 하루는 빈손이었다.

하루는 "나는 행복해서는 안될 거 같아."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잠적해 버린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숨어있는 사실이 있다. 바로 하루의 아버지가 둘의 여행을 막았다 나중에는 결혼까지 반대한 건 오로지 딸에 대한 집착이 병적으로 지나칠 정도였다.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이때 함께 하지 못한 여정을 하루는 홀로 다니며

슌에게 사진엽서를 보내고 있었다.

두 사람의 마지막 여정이던 아이슬란드의 블랙 샌드 비치에서 그녀는 깨닫는다.


아프고 슬프고 괴롭지만
사람들은
사랑에 빠진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야요이는 불치병을 앓고 있다.

마치 마지막을 알고 있다는 듯 가장 사랑하던 이와 꼭 가고 싶어 하던 여행을 혼자 마치고 여행의 끝에서 쓰러지고 만다.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한 하루를 찾아온 건 옛 연인의 여자 야요이였다.

야요이는 슌과 연락을 끊고 하루의 병상에 머물며 사랑의 의미를 찾으려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하루는 병상에서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해준다. 야요이는 슌에게 돌아갈 결심을 한다.


야요이는 슌과 결혼 준비를 하며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사랑을 이어갈 준비를 한다.

결혼식을 예약한예배당에서

그를 알고 나서 소소한 감정들을 함께 쌓아가며

서로를 바라보던 눈길. 그 따뜻했던 체온을 나누던 순간을 잊지 못할 거 같았다.

모든 익숙함은 사랑을 옅게 희석시키고 말지만 사랑이 영영 사라진 게 아니라는 걸,

헤어지고 나면 결국 그 사람이 지워지지 않는 한 그리움이란 병으로 남는다는 걸.

그를 오래도록 사랑하지만 함께 할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거.


그동안 야요이는 소소한 일상에서 감정을 쌓아 가며 서로 못 본 이면에 피어오르는 고독을 느끼고 있었다.

함께 해도 외로운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 거리감을 만들어졌는지 모른다.

그게 사랑에서 정으로 변한 거라고 이제 애틋하고 궁금하고 더 알고 싶어 하지 않으니 사랑이란 소중함을 잃었다고 믿었다. 영영 흘러가 버려 사라졌다고 믿었다.

사랑 없는 정으로 맺어지는 결혼은 의미가 없다고 먼저 약혼자와도 결혼을 준비하면서 그래서 헤어진 거였다고.

야요이를 찾으러 온 슌과 포옹을 한다.

사랑하는 동안 우리는 마치 여행을 하듯 주위가 찬란하고 아름답게 펼쳐진다. 사랑하는 이의 모습 또한 이상형 이상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지구에서 가장 신비롭고 비현실적인 우유니 소금 사막, 체코 프라하, 아이슬란드 블랙 샌드 비치는 우리가 꿈꾸는 사랑과 우리가 이어갈 미래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사랑하는 동안 우리는 현실 속에서 이상향을 보게 된다. 비록 사랑이 정으로 보인다 해도 사랑의 다른 모습일 뿐 이 또한 사랑일 것이라고....

사랑하는 이의 손을 놓지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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