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이 너무 많다

가만히 있어도 머리는 멈추지 않는다

by 미학

나는 멍하게 있는 시간이 없다.

눈은 쉬고 있어도 머리는 계속 움직인다.

돈 생각, 미래 생각, 루틴 생각, 지금 이 구조를 어떻게 더 단단하게 만들지에 대한 계산.

멈추지 않는다.


누군가는 그런 걸 계획적이라고 부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건 멈추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가까웠다.



나는 혼잣말을 많이 한다.

정확히는 ‘속말’에 가깝다.

머릿속에서 계속 상황을 정리하고, 예측하고,

말이 아니라 문장으로, 판단이 아니라 구조로 바꾸는 습관.


이걸 버리지 못한 채 몇 년을 살았다.

한동안은 이게 비정상인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내 생존 방식이었다.



가난했던 집안.

누구 하나 미래에 대해 말하지 않던 분위기.

그 속에서 나는 혼자서만 계산을 시작했다.

지금 이대로 가면 어떻게 될까,

얼마를 모으면 몇 년 뒤에 빠져나올 수 있을까.

나는 어릴 때부터 이미 ‘혼자 사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진다.

식비를 줄이는 것도, 매달 투자하는 것도,

내가 다섯 수, 열 수 앞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각은 나를 구했다. 동시에 나를 지치게 한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나는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켠다.

이 말의 진짜 의도는 뭘까,

여기서 내 반응은 어떻게 돌아올까.

상대는 모른다.

나는 말보다 생각이 먼저 도착해버리는 사람이다.


이런 걸 피곤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게 익숙하다.

내가 피곤한 게 아니라,

세상이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쪽을 더 당연하게 여길 뿐이다.



나는 지금도 하루 한 끼로 버틴다.

투자 루틴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반복한다.

머릿속은 늘 분주하지만,

그 분주함 덕분에 나는 무너지지 않는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다.

그게 나를 버텨주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생각이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다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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