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가 궁금해졌다
나는 한국에서 꽤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고 있다. 대한민국 미혼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직업 중 꽤 괜찮다고 평가받는 직업 중 하나를 갖고 있다. 그런데, 요즘 이 안정성을 깨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들고있다.
내 친동생은 외국계 회사에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인턴이기 때문에 정규직은 아니며, 이 계약이 끝나고 나면 어찌될 지 모르는 형편이다. 그런데 내 동생의 취업 과정과 보수를 보니, 나도 새로운 세상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 동생은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였다. 유명 학교는 아니더라도 미국 대학 졸업증은 한국의 그것과는 가치가 다른 걸로 안다. 그 녀석이 외국에서 꽤 고생하면서 학위를 받아왔겠지만, 아무래도 혈육이라 그런지 엄청 대단해 보이지 않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마음이 더 들었다.
외국에서 대학을 나왔고 한국어, 영어를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꽤 큰 메리트가 있는 것 같다. 그럼 나에게 없는 것은 유창한 영어 실력이니, 이걸 채우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외국계 회사에 취업하려면 어떤 능력부터 갖춰야 하는지 인터넷 서핑을 좀 한다. 영어 능력을 확인시켜주기 위해서 오픽 OPIC을 취득하여야 하는 것 같다. IH인가 AL인가 하는 등급을 받아야 하나보다.
유튜브를 연다. 오늘은 시시껄렁한 쇼츠나 보고 시간을 죽이지 않는다. ‘오픽노잼’이라는 유명 유튜버의 동영상을 몇 개 보기로 마음 먹는다. 인기 동영상 순으로 차팅을 한다. 첫 번째 동영상의 요지는 ‘특정 주제에 집중하라’이다. 질문에서 4~5가지 소주제에 대해 묻고 있다면, 4개 정도는 간단하게 언급하고 넘어가고 1개의 주제에만 집중하여 스피킹하라는 것이었다. 음, 아무래도 스피킹 테스트의 주목적 중 하나가 안정적인 의사소통 능력 테스트이기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주변에 며칠동안 ‘나는 외국계 회사에 취업해 볼꺼야!’를 열심히 외치기만 하다가 실제로 실행에 옮기니 뭔가 뿌듯하면서도 공부하기 싫다는 감정이 동시에 들었다. 인간은 역시 모순적인 존재인가보다. 오늘 이렇게 짧은 첫 걸음을 내디뎠으니 내일은 2~3개의 동영상을 보고 나중 날은 종이에 뭔가를 열심히 적는 날도 오지싶다.
영어 능력이 향상되어도 문제다. 내가 과연 이 안정적인 삶은 놓고, 능력으로만 평가받는 치열한 세상에서 만족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갑자기, 다른 세상에서도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영어 공부인데, 사실 다른 세상을 사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세상을 바라보는 내 눈을 바꾸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바꾸고 영어 공부도 해둬서 나중에 잘 써먹을 수 있으면 되겠지, 뭐.
당분간은 “오픽 등급받기!” 라는 새로운 삶의 목표가 생겨서 좋다. 새로운 목표는 항상 인간을 힘나게 하고 활기찬 삶을 살게 하니까.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겁게 생활하면서 영어 공부를 취미 삼아 열심히 또 새로운 목표를 향해 걸어가 보도록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