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가방

자존감의 또 다른 표현.

by 발돋움

주말에 절친 2명과 함께 코로나 덕분에? 꾀 모인 회비로 호사를 누리기 위해 1박2일 모임을 가졌다. 잘때 입을 옷, 화장품 몇가지, 양말 등 이것 저것 챙기기 위해 나는 평소 만만하게 자주 사용하는 에코백을 집어들어 짐을 꾸렸다. 이곳 저곳 수납공간도 넉넉하고, 사용하기 만만했던 백이라 2개 더 구입해 친구들에게 깜짝 선물 하려고 같이 챙겨 집을 나섰다.

버스에서 내리자 먼저 도착한 친구가 손을 흔들었다. 짐가방은 내리고 작은백을 든 손을 들어 올려 열심히 손을 흔들어 대던 친구는 나를 확인 했음에도 계속 내가 두발짝 앞 가까운 거리에 올때까지 손을 흔들어 댔다. 처음엔 내가 너무 반가워 그렇게 손을 흔드나 했는데, 가까이 다가오니 손을 그렇게 열심히 흔든 이유가 있었다. 검정색 작은 토드백에 선명한 명품마크가 눈에 들어왔다.

"와 너 명품백 샀네~ 이런거 한 100만원 하냐?"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약간 틀어올려 놀라는 기색을 보인 친구가 얘기했다.

"100만원은 무슨 260 줬다. 신랑이 하나 사주네~"

"와, 그래 너 시집 잘 갔다야~"

대화 중에 또 다른 친구가 도착했다. 이번에는 친구가 먼저 손을 들어 아는척을 하지 않아도 그 친구의 가방을 나도 모르게 살폈다. 역시 명품백이었다.

친구들의 명품백을 보니 문득 아이들이 어렸을때 일이 떠올랐다. 출근 전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항상 출근을 했던 내가 늘 만나는 한 학부모가 있었다. 첫째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며 어린 동생을 포데기로 엎고 오는 학부모였는데, 자주 만나는 상황이라 눈으로 가볍게 인사를 해도 늘 보는 둥 마는 둥 나를 슬쩍 훑어 보고는 모른척하며 피하곤했다. 그 때 당시 내 생각으로는 여러가지 상황이 있었겠지만,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듯 어깨가 쳐지고, 사람들을 회피하는 것 처럼 보였다. 그런데 어느날 그 학부모가 내게 스스럼없이 다가와 먼저 아는척을 하며 인사를 했다.

"자주 뵈었죠? 애들 등원 시키느라~안녕하세요?"

그 학부모의 평소위축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고 자신감마져 묻어나는 말투와 행동에 나는 깜짝 놀라 인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녀가 평소와 달랐던 건 딱 하나였다. 명품백. 크로스로 착용한 명품백은 쭉 편 어깨 위에서 휘장처럼 빛났다. 그 명품백 하나로 그녀는 엄청난 자신감이 솟아나 있는게 보였다.

그때 생각했다. 저것이 명품백의 순기능이구나. 주눅들고 위축된 누군가에게 저런 자신감을 불어 넣어 준다면 한 달 월급을 한 번쯤 투척해도 아깝지 않겠구나. 그러나 나는 나자신에게 명품백의 순기능을 적용해야겠다고 마음먹을 만큼 가방에 커다란 의미를 두고 있는 않은 1인이라 그 기능을 원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만 적용해 주기로 했다.

"야, 내 친구들 다 성공했네, 명품백도 막 들고 다니고. 멋지다~"

한껏 기분 좋아진 친구들에게 나는 준비한 에코백을 하나씩 내밀었다.

"이건 돈주고도 못사는 친구표 명품백이다. 너네는 자체가 명품이라 이거 들고 다녀도 명품백이 될꺼야~"

유난히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능력이 되어 구입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무리하게 구입하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의 마음을 주위에서 들여다 봐줘야 하지 않을까? 공허하고, 자존감이 떨어진 그들에게 명품백 가격보다 더 값어치 있는 위로와 인정을 선물해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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