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은 인간의 본성이겠죠?

by 발돋움

신랑과 TV를 보며 채널을 돌리던 중 음식을 먹는 프로그램에서 신선한 낙지를 가져다 불판 위에서 굽는 장면이 방영되고 있었다.


"사람만큼 잔인한 게 없다. 저 살려고 발버둥 치는 애를 군침을 흘려가며 집개로 지그시 눌러 기어이 불판 위에서 구워버리네. "

안타까운 듯 중얼거리는 나를 보며 신랑이 무심코 이야기를 던진다.

"너 낙지 좋아하잖아. 탕탕이도 잘 먹으면서."


'그렇네? 나 낙지 좋아하네? '

참기름을 적당히 두르고 깨소금을 솔솔 뿌린 꾸물거리는 탕탕이를 젓가락으로 야무지게 집어 꼭꼭 씹으면, 입속에서 느껴지는 생명력을 신선한 맛의 극치라 느꼈던 나였다. 그런데, 오늘은 TV 속 불판 위에서 이미 전사한 채 다른 재료들과 적당히 양념에 버무려진 낙지가 왜 측은했던 걸까?


생각하기에 따라 너무나 달라지는 세상이다.

어쩌면, '내로남불'은 인간의 본성이다. 사람은 신이 아니고, 완전 자기중심적 생명체니까.

나는 그 상황에서 그럴 수밖에 없는 절실한 이유가 있어서, 그리 행동했고,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도덕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면 엄청난 질타의 대상이 된다.


'역지사지'의 생활화는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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