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 깊은결심

by 발돋움

주말아침 늘 그렇듯 가족이 잠든 거실에 커피한잔을 내려

나의 책상에 자리한다.

네 개의 화분과 함께하는 앉은 뱅이 나무 책상.

얼마전 책상식구가 하나 더 늘었다. 우리집에서 가장 큰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 다육이.

한달 전부터 가지 하나가 심하게 처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미역줄기를 늘어뜨린듯 늘어져 버렸다.

영양이 문제인가 싶어 영양제도 꽃고, 힘내라고 우리집 2호 각도계로 거치대도 새워보고, 햇빛이 문제인가 싶어 양지바른 내 책상 위로 거쳐도 기꺼이 내줬다.

그래도 이녀석 다시 힘차게 자신에게 붙어있는 식솔을 들어 올려 보란 듯 버텨 내기에는 힘에 겨운 모양이다.

시간을 좀 주기로 했다. 면밀히 관찰하며.


오늘도 창밖 풍경은 고즈넉하다.

길 건너 사우나 건물에선 어김없이 하얀 김을 뿜어 내고 있고, 집앞 소나무 꼭대기에 새들어사는 새집 주인은 아직 수면중인지 조용하다.

2022년에서 2023으로 한해가 바뀌었다.

새해 첫날 해가 떴음에도 바뀐건 하나 없다. 아니, 내 나이만 바뀌었나? 이제 4땡이니.

그래도 명색이 새해가 밝았으니, 새해 목표는 새워줘야 겠지?

음...

목표 앞에서 키보드를 선뜻 누르지 못하고, 자꾸만 기본 손가락 좌판 위에서 지그시 누르지 못한 손가락들이 파도만 쳐댄다. 매해 목표는 새우고, 이루지 못함에 좌절하는 반복적인 수십번의 목표 새우기가 있었던 지라 올해 어떻게 목표를 만들어야 하나 심히 고민스럽다.

내가 할 수 있는 목표를 새워야하나, 내가 원하는 목표를 새워야 하나?


한참 고민 끝에 내가 원하는 목표를 내가 할 수 있는 범위까지 새우기로 했다.


1. 토익 00점 이상 말고, 영어 공부 매일 하기.

2. 공모전 당선 말고, 한달에 책 2권이상 읽고, 브런치 열심히 쓰기

3. 가장 중요한 마음에 여유 가지기.


심중이 깊은 자는 주변상황에 요동하지 않는다. 얕은 고랑에서 굽이치던 물줄기들이 깊은 해양에 합류에서는 평온한 것 처럼.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일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씹어 삼키고 싶다.

이것이 나의 올해 가장 큰 목표다.

마음의 불안에서 탈출하는 삶을 실천하는 것.

'알랭드 보통'의 [불안]은 내게 많은 울림을 선물했다.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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