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닮은 보슬비.

익숙해 지지 않은 실패

by 발돋움

보슬비가 내린다.

일정한 간격, 일정한 시간.

점을 찍듯 자동차 유리창 공간을 성실히 매워간다. 열심히 찍어대던 물방울은 어느새 거대한 물막을 형성하며 보슬비는 더 이상 작고 나약한 작은 물방울이 아닌 듯 보였다.

주르륵...

신호가 바뀌고 자동차가 움직이며 와이퍼가 작동하자 앞을 가로막고 있던 거대한 물막은 한 번에 쓸려 내려간다. 허무하다. 그렇게 열심히 작은 물방울들로 찍어댔는데, 빈 공간을 찾아가며 열심히 보슬비는 노력했는데, 와이퍼는 물방울을 봐주지 않는다. 오늘따라 와이퍼가 야속하다.


작가는 내 오랜 꿈이다. 1년에 공모전 2~3곳은 꼭 출품한다. 출품하기 위해 나는 또 글을 열심히 써댔다. 그러나 결과는 참 한결같다. 오늘 나는 내가 힘없는 보슬비 같다.

소나기처럼 시원스러운 임팩트도 없고, 태풍처럼 강력한 힘도 없는 나약한 보슬비.

약하디 약한 필력이 자동차 와이퍼에 금세 제압당해 버리는 보슬비와 참 많이도 닮았다.


그래도 가랑비에 옷도 젖으니, 시나브로 스며드는 글을 쓰다 보면 독자들의 마음에 스며드는 날도 오지 않을까?

오늘까지만 우울하고, 내일부턴 또 힘을 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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