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는 의미.
내가 사는 곳은 경남 거창이다.
거창의 가장 대표적인 등산 코스는 '거열산성'이 있는 '건흥산'이다.
건흥산은 높이 572m의 여러개의 등산 유입로를 보유한 등산코스로 1시간 안에 약수터까지 오를수 있는 건계정 코스와 산의 능선을 따라 거닐다 도착하는 '미륵더미' 코스 등 여러 코스로 나뉘어져 있다.
아침엔 식구들 밥챙기고 출근하기 바쁘고, 저녁엔 애들 학원시간이 맞물려 저녁먹이고 학원 데려다 주기에도 종종거리는터라 주중에 운동은 엄두도 못내고 신랑과 나는 주로 주말에 등산을 다녀온다.
우리의 최애코스는 '미륵더미' 코스다. 건흥산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시간이 1시간 반정도 되어 운동시간으로 적절하기도 하거니와 올라가기 전 주차장과 화장실도 완비되어 있고, 등산집입로가 집에서 조금 더 가깝다.
산을 오르는 나와 신랑을 보고 아이들은 대체 왜 그 힘든 산을 숨차게 올라갔다. 재미없게 그냥 내려오는걸 운동으로 하냐고 묻곤 한다.
아이들은 아직 잘 모르는것 같다. 등산의 묘미를. 산이 가르켜 주는 이치를.
추운 겨울 스산한 나뭇가지들 사이로 봄을 알리는건 새싹보다 더 빠른 '진달래'다. 파릇한 새싹이 다 돋아나기도 전에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들 사이로 핀 진달래 꽃은 가녀린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봄의 시작을 강단있게 표현한다. 김소월이 왜 일제 강점기 시대에 '진달래 꽃'을 시로 읇조렸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또한 산속 여기저기 비탈진 언덕에서 싹을 틔워도 그 자라남의 방향은 모두 하늘로 곧게 뻗어올라가는 나무들을 보면서도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내 주위의 환경에 연연하지 않고, 의연하게 나의 갈 길을 가야 할 삶의 방향을. 노란색, 빨간색, 초록색. 형형 색색 꽃이 피고 나무잎이 무성하게 자라나도 어느것 하나 튀거나 이질감 없이 조화로운 아름다운 풍경에서 또 한번 감탄하며 되새긴다. 내가 속해 있는 사회에서 나의 삶이 그러해야 함을.
땀이 비오듯 흐르고, 숨을 헐떡이며 건흥산 정산에 오른 나는 깊은 숨을 토해내며 더욱더 깊이 깨닫고 돌아간다. 이곳까지 오를 수 있는 튼튼한 두 다리와 건강한 신체의 감사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