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포스터 증후군

가면을 쓴 나.

by 발돋움

휴대전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

얼마 남지 않은 배터리를 가진 휴대전화는 다급해진다.

[배터리가 10% 남았습니다... 배터리가 5% 남았습니다... ]

계속 신호를 보낸다.

충전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나는 얼마 남지 않은 휴대전화 배터리의 알림을 보고 충전대에 휴대전화를 올린다.

휴대전화는 마지막 0% 배터리를 가지고 전원이 꺼지는 그 순간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계속 배터리 용량을 누군가에게 알린다.

'자신을 도와 달라고...'


내가 힘들 때, 나 지금 힘들다고 도와달라는 말을 하기가 참 쉽지 않다.

도와달라는 말을 하는 순간, 나는 나 자신의 일도 잘 처리할 수 없는 나약한 사람, 늘 도움이 필요한 손이 많이 가는 사람, 독립되지 않은 어린아이 같은 존재로 전락해 버릴 것 만 같다. 또... 도와달란 말을 하고 나서,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았을 때의 그 공허함과 허탈함을 느낄 바에 차라리 이야기하지 않고 견디는 게 나을 것이란 생각도 지배적이다.


그래서 나는 가면을 쓴다.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 척, 괴로워도 괴롭지 않은 척, 기뻐도 기쁘지 않은 척. 모든 것에 달관한 듯. 다 이해한다는 듯. 그렇게 가면을 쓴다.


임포스터 증후군.

1. 타인의 평가에 두려움을 느낀다.

2. 자기 능력을 평가절하한다.

3. 완벽주의가 있다.

4.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한다.

5. 성공을 두려워한다.


타인에게 칭찬을 받으면 두렵고, 과도한 노력 등 나와 너무 똑같아 놀랐던 '리사 손'의 '심리적 가면의 대물림' 책 내용이다. 주말 동안 '어쩌다 어른'에도 소개되었다.


이 모든 증후군을 일으키는 심리의 저 밑바닥에는 짙게 깔린 '불안'이 있다.

마음이 편치 않고 늘 조마조마했던 나의 어린 시절.

아직도 나는 어린 시절의 불안했던 꼬마 아이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제는 좀 편해지고 싶다.

실수도 편하게 하고 싶다. 거절하는 누군가도 그러려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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