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DIY

문고리교체로 인한 작은 변화.

by 발돋움

2018년 2월 처음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를 왔다.

24평에서 33평으로의 이사라 얼마나 심장이 쿵쿵 뛰던지...

연식이 있는 아파트라 지하주차장이 엘리베이터로 바로 연결되지도 않고, 1층 라인 현관을 비밀번호 없이 프리 페스 하지만. 나는 이 집에 아주 만족한다.

리모델링 업자도 혀를 내두를 만큼 일일이 그림을 그려가며 원하는 스타일 데로 리모델링했고, 얼추 내 마음에 흡족한 집이었다. 그런데, 왜 방문 손잡이를 달때는 나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았는지...

문고리도 쳐져있고, 모양도 마음에 들지 않는 손잡이를 볼 때마다 눈에 걸리던 참이었는데, 마침 욕실 손잡이가 습기에 부식이 되었다.


기회가 찾아왔다.

방문 3개 욕실 2개 문고리를 폭풍 검색해 인터넷에서 배송시켰다. 추석 전 주문 후 추석이 끝나고 바로 배송이 완료되었다. 나는 퇴근 후 바로 저녁 준비도 미루고 손잡이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원래 있던 손잡이를 먼저 빼내야 한다. 나의 최애 작업도구 BOSCH 드릴을 꺼냈다.

나는 손으로 하는 모든 것에 재미를 느낀다. 미싱, 비즈공예, 헤어펌, 헤어컷, 거기다 목공까지...

물론 절대 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가지진 못한다. 애들 책꽂이 DIY를 구입했다가 미송인 나무 재질을 생각지도 못하고 드릴로 못을 아무렇게나 박아버려 나무가 쪼개져 못쓰게 된 경우도 있었고, 옷 재단도 앞뒤를 잘못 재단해 만들어진 옷 앞에 연필 자국이 선명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고, 신랑 머리를 깎다 앞머리를 너무 짧게 잘라 보름은 그 앞머리를 가지고 삐져있는 신랑을 달래야 하기도 했다.


그래도 해놓고 나면 재미진다.

결혼할 때 샀던 와이드 서랍장이 무거워 서랍 레일이 자꾸만 망가졌다. 레일을 교체하다 안 되겠다 싶어 서랍을 다 뜯어내 버리고 중간에 칸을 질러 라탄 바구니를 넣었다. 서랍이 내려앉을 걱정도 없고, 바구니에 금방 입을 옷을 수납하니 너무 만족스럽다.

이번에도 너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며 드릴로 손잡이를 교체했다.

큰아들이 나도 해보겠다며 나서길래 해보라고 공부방 문손잡이 하나를 맡겼더니, 낑낑 데다 내가 4개 교체할 동안 문손잡이 하나 교체에 성공했다.


그렇게 우리 집 문손잡이는 모두 교체됐다.

나는 튀지 않으면서 보편적이지 않은 특색 있는 물건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이번 문손잡이의 소재는 원목이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화장실로 가 앉으면, 화장실 문손잡이가 나를 새초롬하게 바라본다.

'역시, 이뻐. 맘에 들어.'


우리는 가끔 작은 변화에도 많은 게 바뀐 걸 느낀다.

문손잡이 하나가 방문을 열 때마다, 시선이 닿는 어느 순간마다, 나에게 작은 행복을 준다면, 나는 행복할 일이 아주 많은 사람이 되어 있는 거다.

이래서 나는 DIY가 좋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식세기 이모 대신. 수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