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비누

by 발돋움

무언가를 만들어 쓰기 시작한 것은 아이가 처음 아토피 진단을 받았을 때부터였다.

아토피는 화학 첨가물이 포함된 로션이나 크림이 좋지 않다고 해서, 직접 만들어 쓰기 시작한 것이다.

오일, 워터, 점도를 맞출 올리브 유화 왁스, 부패 방지를 위한 비타민 E, 보습을 위한 시어버터 등을 준비해 적절한 온도 일 때 블랜딩을 해 로션을 만드는 일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아토피 걱정이 없어 무언가를 만들어 쓸 필요가 없지만, 그때부터 만들어 쓰던 게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비누 만들기다.


비누 만들기는 쉽다.

여러 가지 첨가물을 내 피부에 맞춰 첨가할 수 있고, 또 만들기도 굉장히 간단하다.

이번에 만들 비누는 피부 면역력을 높이는 산성 비누로 보습성분을 듬뿍 넣어 만들 생각이다.

비누 원료에, 라놀린, 비타민E, SCI 분말, 천연 에센셜 오일, 시어버터를 넣고 녹인 후 틀에 부어 주기만 하면 끝이다. 비누 원료가 잘 녹을 수 있도록 깍둑썰기만 해 주면 된다.


샤워할 때, 아침 가벼운 세안으로 나만의 비누를 만난다.

강한 향기도, 풍부한 거품도 없지만,

쓸 때마다 안심이 되는 비누.

내가 만든 믿을 수 있는 비누이기에 가능한 마음이겠지 싶다.


무언가를 만들어 쓰기 시작하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것이란 것에 강한 매력을 느껴 계속 만들게 된다.


세상의 보편적인 물건들에 나 자신을 맞추는 일에 익숙한 현대의 사람들에게 나에게 꼭 맞는 나만의 무언가는 나 자신에 대한 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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