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다 외로운 게 맞겠지?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계란 프라이와 밥, 멸치볶음과 김을 꺼내 두고 젓가락으로 밥알을 집어 올리며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집어 올린 밥알을 씹으며, 나는 지금 왜 이리 외로운지 곱씹어본다.
이제 머리가 큰 아들 녀석들은 내가 하는 말에 무조건 '싫어'부터 대답하고, 그나마도 학원에 다니느라 늘 늦고, 밤낮으로 바쁜 우리 집 아저씨는 회식 아니면, 축구하느라 저녁에도 집을 비우기 일쑤다. 그래도 코로나 이전에는 회식도 모임도 잦았는데, 요즘은 모든 모임이 거의 스탑이 되어버렸다. 그와 동시에 나는 집, 회사, 집, 회사를 오가며 회사에서 일, 집에서도 일을 반복하고 있다.
좀 지루하다. 사는 게.
밥 먹던 젓가락을 내려놓고,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바깥이 쌀쌀하니 외투도 빼먹지 않았다.
저녁나절은 운동하는 사람들도 북적이던 아파트 뒤 동천도 사람이 뜸하다.
'내가 사람들을 밀어내나... '
가는 곳마다 사람이 없으니, 희한한 생각도 든다.
좀 걷다가 냅다 뛰어본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면 걷다가, 또 살만하면 냅다 뛰다가를 20분쯤 반복하니 쌀쌀한 날씨인데도 외투를 벗어던질 만큼 땀이 흐른다. 나는 이제 또 집으로 향한다.
그사이 둘째 녀석이 집에 돌아와 있다. 애들 먹여 보겠다고, 나물 무치고 반찬을 했건만, 라면을 먹겠다고 냄비를 불에 올린다.
이제까지 나는 누굴 위해서 반찬을 하고, 음식을 했던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리곤 이내 더 외롭다. 세상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어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는 하나도 없다.
베란다 테이블로 가서 털썩 앉았다. 그리곤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써 내려간다.
글쓰기는 힘이 있다.
내 마음을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정화되고,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다.
모임을 빨리 잡아야겠다. 아들들은 엄마가 해준 정성스러운 반찬보다 라면이 더 맛나니, 지네들이 좋아하는 라면이나 먹으라 그러고, 신랑도 매일 늦으니, 나도 늦게 들어와 보지 뭐.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할 필요는 없다.
최선을 다한 이는 보상을 원한다. 보상받지 못한 이는 허탈해진다.
나도 대충대충 좀 살아야겠다. 그래야 더 외롭지 않고, 더 화가 나지도 않을 것이고, 조금 더 나를 위해 살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