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디자인 연합 | 트렌드 리서치 (2) 메타버스 경제
서디연의 자율 스터디 중 하나인 '트렌드 리서치'는 2주 간격으로 진행되는 활동으로, 첫 주차의 발제자가 주제 를 선정해 이와 관련한 쟁점, 혹은 질문거리를 제시하면 한 주간 팀원들이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준비해 온 다. 마지막 주차에는 세 팀으로 나누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이를 정리해 다른 팀에게 발표하며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최근 이슈에 대한 학부생의 순수한 인사이트를 통해 국한된 사고에서 벗어나 더 넓은 생각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서울대학교 디자인 연합 학생들이 이번 <트렌드 리서치>활동에서 선정한 주제는 펜데믹과 맞물려 한때 4차 산업혁명의 큰 축으로 거론되었던 ‘메타버스(metaverse)’이다. 현재 메타버스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큰 폭으로 감소하였으나, 많은 기업이 메타버스 내부의 경제활동을 촉진시키기위해 투자를 이어가는 추세이다.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내 경제활동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이번 <트렌드 리서치>에서는 메타버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감소한 원인에 대해 알아볼것이다. 발제자가 해당분야의 기초지식을 담은 자료를 준비하면 팀원들은 각자 관심있는 메타버스 내 이슈에 대해 심화된 리서치를 진행한 후 이를 공유하며 다양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진행하였다.
* 본 글은 이번 활동을 바탕으로 도출해 낸 인사이트를 진솔한 담화 형식으로 각색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1. 메타버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감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 메타버스, 정말 망했을까?
-서연, 솔, 영인-
굳이? 이걸? 메타버스로?
‘메타버스’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으로 명명된 것을 사용해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공감하실텐데요, 대부분 혁신적인 기술이라기 보다는 보다 고급화된 비대면 소셜 플랫폼에 그친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희는 특히 앱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금융거래나 미팅 등을 굳이 메타버스에서 해야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의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메타버스를 통해서 현실의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지 또는 메타버스에서 창출된 가치가 현실과 연계가 가능한지에 주목해야 할 것 같아요. 부동산 중개 플랫폼 ‘다방’이 최근 출시한 메타버스 기능인 ‘다방싸인’으로 예를 들어볼게요. ‘다방싸인’은 360도 VR을 통해 비대면으로 매물 상태를 파악하고 비대면 임대차 계약 및 전세계약을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에요. 이는 단순히 메타버스를 통해 현실을 대체하기 보단 현실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 시스템이라고 생각해요. 이처럼 기존에 앱으로도 충분히 가능했던 것은 그대로 하되, 메타버스 기술이 필요한 부분에 부분적으로 이를 도입하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이 아닐까요?
오늘 내 세상이 무너졌어
메타버스가 가지는 두번째 문제는 안정성이 보장된 독점적 세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현실과는 다르게 메타버스에서 거래되는 가상 아이템은 해당 메타버스가 망하면 그 가치가 사라져 버립니다. 이는 기존의 게임도 마찬가지이긴 하나, 컨텐츠를 더 재미있게 즐기기위해 아이템을 구매하는 성향이 게임과 달리, 메타버스는 현재 그 정도의 유인이 있는 컨텐츠는 제공하지 못하기에 애매한 위치에 놓여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안정성이 보장된 독점적 세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일단 그 세계의 자산은 복제가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해요. 희소성이 있어야 재화의 가치가 오르기 때문이죠. 해당 세계 자체도 역시나 복제 불가능해야 합니다. 가상의 지구를 구현해 땅을 매매할 수 있는 ‘어스2’ 를 아시나요? 현실의 자본을 투입해서 땅의 소유권을 얻어도 실질적인 투자자본 수익을 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이후 ‘어스3’가 출시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어요. 그렇게 되면 제 땅은 순식간에 가치를 잃게 되는거죠.
메타버스 내 기축통화의 필요성
가상세계별로 다른 화폐를 사용한다는 점도 메타버스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가상세계에서 일정정도의 수익을 올리면 현실의 화폐로 교환이 가능하지만 각 분야별로 특화된 형태로 메타버스가 발달하여 여러개의 메타버스를 동시에 활용하는 경우 현재로써는 가상세계간의 화폐 전환이 어려운 상황이죠. 메타버스 내에서의 기축통화를 설정하거나 화폐전환을 원활하게 하는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규, 수정-
Hype cycle(과장곡선)을 통해 살펴본 메타버스의 현주소
그러나 메타버스를 정말 실패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VR, AR 등 사용자들이 메타버스를 체험하는 매개체의 기술력 부족으로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에 실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메타버스 자체가 실패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직 현실화된 기술은 사용자들이 상상하는 수준으로 올라오지 않았는데 과장된 광고로 인해 소비자들의 기대를 부추긴게 패착인 것입니다.
또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어 시장에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일정한 단계를 거칩니다. 가트너의 ‘Hype cycle(과장 곡선)’은 기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경험 혹은 역사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과장 곡선의 단계는 다음과 같이 나타납니다.
1) 혁신의 방아쇠: 기술이 관심을 받는 시기이지만 상용제품은 없고, 가설이나 속설만 있는 시기
2)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 선도업체를 통해 성공이나 실패 스토리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
3) 환상이 깨지는 시점: 대부분의 도전이 실패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사업화를 포기하는 시기→ 이 시기에서 사라져버린 기술들이 많음
4) 깨달음의 언덕: 수익모델 사례가 생기며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하는 시기
5) 생산의 고원: 기술이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고, 사업적 생존가능성에 대한 평가기준도 명확해지는 시기
즉, 메타버스는 이 그래프 위를 너무 빠르게 내려온 것 뿐, 기술의 발전이 따른다면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제적 메타버스…요새는 chat GPT가 대세 아닌가?
Chat GPT가 등장했을 때 SNS에서 유행했던 짤입니다. Chat GPT 가 새로운 기능으로 마치 혜성같이 등장하여 사람들의 모든 관심을 받고 대중과 언론은 모두 이에 집중했습니다. 그 앞에 메타버스는 익사하고 있고, NFT는 이미 죽어 부패하고 있죠. 그런데 과연 이 기술들이 각각의 것이고 메타버스의 몰락 이후 새로운 Chat GPT의 부흥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여러 기사에서는 Chat-GPT가 이미 메타버스 디자인 아이디어 짜기, 메타버스 속 건물의 청사진 디자인에 이용되고 있으며, 로블록스의 경우 메타버스를 위한 재질을 디자인하는 도구로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기술과 유행의 흐름이 바뀐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술이 상호 보완을 이루며 각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본 것과 같이 메타버스의 범위는 무궁무진하죠. 그 커다란 산업의 크기를 하나의 범주로 묶어 하나의 산업으로 바라보고 있기에 그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는 떨어진 것 같이 보일 수 있으나, 그 속의 하나하나의 산업들은 활발히 성장중입니다. 버츄얼 아이돌, 동물의 숲, 레알팜 등의 엔터 및 오락 산업, AR을 이용한 가구 셀렉이나 패션산업 등은 이미 대중의 일상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SF영화에나 등장할법한 공상이 아닌, AR,VR,인터넷 등 여러 기술을 통해 우리 삶에 이미 가까이 다가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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