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몰타

참았던 감정 하나

by 양정회

어제 오후, 몰타로 '한 달 살기' 떠나는 사람들의 사진이 단톡방에 올라왔다. 설렘이 가득한 얼굴로 모두 활짝 웃고 있었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일 년 전 내가 몰타로 떠나던 모습이 떠올랐다. 부푼 마음을 안고 도착했던 그곳. 하나하나 또렷한 장면으로 되살아났다.

슬리에마 해변 산책로, 산줄리안의 맥 카페, 발레타의 화려한 거리와 어퍼 바라카 정원 예포 발사식, 임디나 성의 야경, 멜리에하 뽀빠이 빌리지, 몰타 대학교의 학식 먹어 보기, 와이너리 투어까지.


영어학원을 땡땡이 치고 기령, 인숙 후배와 함께 갔던 고조섬과 코미노섬. 블루라군에서 보트를 타고 질렀던 환호성도 아직 귓가에 맴돈다.


우리의 아지트였던 산책로 해변가 카페 '서프 사이드'. 그곳에서 즐겨 마시던 카푸치노와 칵테일 아페롤 스피리츠도 오늘따라 그립다.


주말이면 크루즈를 타고 시칠리아로 떠나기도 했다. 차창 밖으로 끝없이 이어지던 레몬과 오렌지 밭.

멀리서 보이던 하얀 눈 덮인 에트나산은 낯설고 인상적인 풍경이었다.

타미오르나, 사보카, 사라쿠사, 라쿠사.

시칠리아는 몰타와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곳의 이름들은 모두 추억 속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한 달 전쯤, 남편에게 "정원희 선생님 이번에 몰타 또 간대"라고 했더니

"당신도 함께 가지"라고 했다.

순간 마음이 조금 흔들렸지만,

"또 가고 싶긴 한데, 이번엔 참을래."라고 답했다.


다음 기회에 또 다른 곳에서의 한 달 살기를 꿈꾸며 그리움으로 대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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