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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저 Oct 22. 2023

7. 학교 폭력 신고 결과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학폭 신고가 되면 교내 전담기구에서 학교장 자체 해결 여부를 심의하게 됩니다.  학교장 종결이란 사건이 경미하거나 일회적인 경우,  재발 사건이 아닌 경우 피해자 측이 동의했을 때 교육청 학폭위로 가지 않고 사건이 종결되는 것을 말합니다.  신고 후 며칠이 지나고,  교내 전담기구의 심의 결과를 받았습니다. 


학교장 종결건이 아니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사건이 학교장 종결로 끝낼만큼 가벼운 사안이 아니라는 의미였습니다.  가볍지 않은 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바로 내 딸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마음,  가해자에게 더 무거운 벌을 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  심의 결과를 바라보는데 참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 뒤,  교육청에 학교폭력위원회 심의 날짜가 잡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헤당 날짜에 직접 출석하여 사건의 내용을 진술하고 심의위원들의 질의에 대답하는 과정을 겪어야 했습니다.  일련의 사건을 겪고 몇 달의 시간이 흐르면서 나래는 이 사건을 잊고 싶어 했습니다.  심의 위원들 앞에서 자신이 맞았던 순간을 다시 되뇌어 낱낱이 이야기해야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고, 저 역시 아이를 그런 상황 안에 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서면 진술로 대체했고, 가해자가 어떤 처분을 받더라도 받아들이자 생각했습니다. 결과는 1호, 서면 사과 다시 말하면 반성문 쓰기 정도였습니다. 


몸, 팔, 머리, 다리 등 몸을 때린 것은 장난의 일부로 보이나 뺨을 때린 것은 통상 장난으로 보기 힘들고, 그래서 1호 처분을 내린다는 논리였습니다.  


학교 폭력 교육의 핵심은 가해자가 장난이라며 한 행동에 장난의 대상이 된 당사자가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행동이 계속된다면 더이상 장난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해마다 이런 내용의 교육을 받습니다.  


나래는 하지 말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심지어 이렇게 때지면 학교 폭력이 될 수 있다는 말까지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심의에 전혀 반영이 안 된 듯 했습니다. 


교육이 핵심 내용과 심의 기준이 제각각인 상황.   학폭위 심의위원들의 전문성과 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의심스럽기까지 했으나, 문제 삼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이 사건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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