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새학년이 된 나래는 생기를 찾았습니다. 열심히 공부했고, 학급의 반장이 되어 자기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단짝이 생겼습니다. 학교 가는 것을 즐거워했습니다.
우리는 일상을 찾은 듯 했습니다. 언론에서 학폭 이슈가 터질 때마다, 우리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있었지만 그것은,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해졌다는 반증이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요. **이와 관련된 일이 또 생기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를 만났습니다. 아니 보았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문화센터에서 같은 수업을 듣게 된 것이었습니다.
보호자로 온 그 아이 아빠도 보았습니다. 몸서리칠 정도로 싫었습니다. 역겨웠습니다. 할 수 있다면 뺨을 갈기며 소리치고 싶었습니다. 주변 사람들 다 듣도록 외치고 싶었습니다.
내가 당신이 누군지 안다면, 당신도 내가 누군지 알텐데 뻔뻔하기 비실비실 웃으며 낯짝 쳐들고 다녀?
사과 한 마디 없이!
그렇게 몇 번 마주친 일이 있고 난, 어느 날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oo경찰서, ooo 경위 입니다. o나래 어머니 되시지요? 아동 학대 건으로 연락 드렸습니다."
"네? 무슨 일로요?"
"*** 보호자 분이라는데 0나래 어머니가 **이를 째려보고, 뭐 그랬다고요."
선생님, 저는 아동 학대 피의자로 고소되었습니다.
저는 전과자가 될 위기에 놓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