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지 못하는 사랑

9월 26일 꽃무릇

by 시절화

9월 26일, 오늘의 탄생화는 꽃무릇.
강렬한 붉은빛으로 계곡과 들판을 물들이는 가을꽃이다.
가을을 알리는 상사화와도 닮았다.


꽃무릇은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날 때는 꽃이 없다.
그래서 꽃과 잎은 평생 서로를 만나지 못한다.


옛 전설에서는 꽃을 지키는 정령과 잎을 지키는 정령이
서로 사랑했지만 규율 때문에 끝내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그 벌로 꽃과 잎은 영원히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다.


사람 사이의 인연도 꽃무릇 같다.
붙잡으려 해도 이어지지 않는 관계,
서로를 바라보지만 함께할 수 없는 마음.
사랑인지 미련인지, 희망인지 알 수는 없다.

어떤 이유에서 만날 수 없는지도 모른다.

가까이 있었지만 끝내 닿지 못하고
멀어지지도 못한 채 흘러간다.


그러나 잠시 스쳐간 계절 속에서도
꽃무릇은 지워지지 않는 기억처럼 붉게 흔적을 남긴다.

끝내 잊히지 않는 것.
슬픈 추억이면서, 참사랑의 꽃말을 지닌 꽃.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꽃무릇 같은 순간을 품고 살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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