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버팀목

by 시절화

해가 뜨면, 언젠가는 해가 지기 마련이다.

이처럼 당연한 이치를 알면서도,

나는 왜 내게는 해가 뜨지 않느냐며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되묻곤 했다.


우리는 늘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며 산다.

그 불안을 조용히 삼키기도 하고,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토로하며 기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무엇이 걱정이냐”는 말 한마디는

내 존재를 인정받는 느낌을 주며, 다시 버틸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사랑이 얼마나 깊고 넓은지를 느끼게 되는 순간,

그 아득함 속에서 다시 일어설 힘이 생긴다.


회사를 그만두고 쉬고 있는 이 시기,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내 마음속은 늪 같았다.

아무 경고 없이 빠져들고, 생각이라는 이름의 단어들이 끝도 없이 흘러넘쳤다.


그때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밥을 먹고,

그냥 평범한 일상을 나누다 보면 어느새 생각의 흐름이 잦아들고 마음도 조금씩 담담해졌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듯 알차게 하루를 보낸 듯

매일 불안의 잔상을 조금씩 꺼트리며 지냈다.


내가 무너진 걸 아는지 모르는지,

내 곁에선 항상 아무렇지 않게 “귀여워”, “넌 다 잘해”, “넌 정말 아까운 사람이야”,

“넌 아까워서 아무한테도 안 갔으면 좋겠어” 같은 말을 쏟아낸다.


나는 그 따뜻한 말들을 하나하나 모아 내 마음 깊은 곳에 넣어두고,

그 사랑을 버팀목 삼아 다시 천천히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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