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봄의 문턱까지 이르게 마중 나가 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어느새 나뭇가지 끝자락에 붙어있는 작은 고귀함을 마주친다.
추운 계절을 무사히 견딘 듯한 그 모습은 그저 청초하다.
잎 하나 없이 앙상한 가지 위에 무심한 듯 꽃잎을 피어낸다.
보호할 잎 하나조차 없이 피어내는 모습은 어쩌면 무모하다.
그렇게 세상을 다 가질 듯이 순식간에, 화려하게 만개한다.
그리고 흔들리지 않고,
한 장 한 장 그대로의 모양을 유지하며 내려앉는다.
마치 스스로 때를 아는 사람처럼, 자기 자리를 미련 없이 떠난다.
멍든 꽃잎도 목련뿐이다.
떨어져 멍이 든 것인지, 이미 상처 입은 채 지는 길을 택한 건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멍든 꽃잎이 더 애틋하게 다가온다.
상처 하나 없이 지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