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고도

by 시절화

어둠의 적막 속에 누워, 쉬이 잠들지 못하는 밤을 견디고 있었다.


불현듯, 예고도 없이 울음이 터진다.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지만, 그리 아픈 것은 아니라 여겼다.

이제는, 말이다.


하지만 마음과 상관없이 댐이 무너지듯 눈물이 쏟아 넘쳐버렸다.

비어있는 방안, 이 지독한 고요함 속에 나의 울음소리만이 날카롭게 울려 퍼진다. 사무치도록 서럽다.


어디에도 말할 수 없고,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나의 상처들이 이 깊은 밤중에 오직 눈물로만 흐르고 있었다.

내 아픔의 무게가 고작 이 고요한 어둠 속에 흩어지는 물줄기뿐이라는 것이,

이 지독한 어둠이 너무나도 서글펐다.


차라리 내가 모르는 어떠한 존재라도 좋으니,

귀신이라도 좋으니 내 곁에 있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서움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를 무너뜨리는 건 공포가 아니라,

내 울음을 들어줄 대상조차 없는 이 완벽한 어둠이었으니까.


서늘한 기척이라도 내어 내가 혼자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면,

이 밤의 서러움이 조금은 덜어질 것 같았다.


괜히 창문을 열어 하늘의 달만 뻔히 바라본다.


쏟아진 눈물로 베갯잇이 젖어가는 동안,

여전히 텅 빈 허공을 향해 누군가의 온기나 기척을 구걸한다.


나의 상처가 어둠 속으로 증발해버리기 전에,

부디 누구라도 좋으니 이 고독의 증인이 되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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