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계절을 따라 미련 없이 몸을 던질 때,
끝내 떨어지지 못하고 가지 끝에 매달려 말라버린 잎들이 더러 있다.
가을이 지나 겨울이 오기 전,
바람이 불면 다른 낙엽들은 가볍게 땅으로 내려앉아
흙으로 돌아가는 안식을 택한다.
하지만 더러 남아 있는 이 잎은 마른 몸을 비비며 날카롭게 붙어있다.
바스라질언정 놓을 수 없는 처절한 고집같이.
이것은 생명력이라 할 수도 없다.
차마 다 끝내지 못한 말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버리지 못한 기억이 있었던 걸까.
어둠 속에 홀로 남겨질 것이 두려워,
또 다른 어둠 속에 홀로 앙상하게 마른 채 박제되어 있다.
사람들은 때가 되면 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때'라는 것이 서로에게는 다른 시각의 과적일 뿐.
이미 수분이 다 빠져나가
딱딱하게 굳어버린 마음은 놓는 법조차 잊어버렸을지 모른다.
떨어지는 안식 대신, 그 자리에서 서서히 부서지는 길을 택한 것이다.
그 자리에 위태롭게 매달려 오지도 않을 봄의 기척을 구걸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