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각기 다른 언어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어긋나는 듯한 대화 속에서 사랑은 가만히 녹아든다.
당신이 '사랑한다'는 고백 대신,
"밥은 먹었냐", "잠은 잘 잤냐" 묻는 무심한 안부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은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사랑한다'는 말인 걸 나는 이제야 알았다.
때로는 사물조차 우리에겐 언어가 된다.
남들에겐 평범한 갈색 탁자가 우리에겐 '기다림'이라는 단어가 되고,
창밖의 소란스러운 빗소리가 당신에겐 '보고 싶다'는 고백이 된다.
우린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우리만의 사전을 매일 한 페이지씩 써 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당신이 '사랑해' 대신 '햇살해'라고 말하더라도
그것이 나를 사랑한다는 말이라는 걸 어쩌면 우리 모두가 알지도 모른다.
당신과 내가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더라도,
툭 던진 "바보야"라는 투정이 '사랑해'라는 진심인 걸 당신과 나는 알고 있다.
사람들이 가득한 광장 한복판에서 당신이 나를 보며 '바보야' 하고 웃을 때,
우리는 투명한 막에 둘러싸인 채
아무도 해독할 수 없는 단어를 주고받으며, 세상으로부터 기분 좋게 소외된다.
그렇게 우린 다른 언어 속에 갇혀서도 오직 우리 둘만 통하는 love language를 지니고 있다.
이 비밀스러운 사랑의 언어가 별다를 것 없는 '사랑해'를 더욱 사랑한다고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