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닮아
눈물과 짜증이 많은 기질의 너에게,
단지 내가 시간이 없고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그만해”
“그만 울어”
“뚝 그쳐. 뚝 그치라고 ! ” 라며 소리 치던 나에게,
아이가 울며 말했다.
“엄마 잘 안돼요. 힘들어요.” 라고.
뭐가 잘 안돼? 뭐가 힘들어? 하고 물으니
“눈물을 참는 게 잘 안돼요.” 라고 답한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 앉는다.
내가 겨우 만 5년 남짓 산 내 아이에게,
대체 무슨 짓을 한거지
대체 무슨 말을 한거야.
정신을 가다듬고, 애써 담담한 척
“엄마도 그게 잘 안되더라. 나오는 눈물을 참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야. 엄마도 못해“ 라고
고-백 하고 나니,
아이가 울음을 그친다.
너에게 최고의 것을 주고 싶다고 하면서도 ,
너에게 내가 아는 한 가장 좋은 것만을 주고 싶다면서,
정작 네 마음 알아주는 것엔 너무도 서툴렀다.
눈을 마주보고,
네 말의 후렴구(?)를 따라하기만 해도
네 마음이 이토록 금새 편안해지는 것을 ,
내가 시간이 없고
내가 여유가 없단 핑계를 대며
정작 중요한 것들을 매일매일 놓치며 살았다.
엄마는 오늘 네 눈을 바라보며
“속상했겠구나”, “그래서 눈물이 나는구나” 라고
내뱉었을 때의 네 표정과 네 눈빛을
평-생 잊지 못할거야.
그리고 평생 그 표정과 그 눈빛을
지켜주려고 노력할거라고, 오늘 다짐했어.
내가 주고 싶은 것 말고
네가 내가 바라는 것을
잘 알아주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게.
그러니 천천히 커주렴 아가,
그러니 엄마에게 너와의 시간을 조금 더 허락해주렴.
천-천히
오래오-래
엄마 곁에 머물러주렴.
사랑한다, 아가야.
오늘도 미안하고, 오늘도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