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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계성미니멀 May 16. 2022

브런치 작가 70일째, 당신의 좋아요에 눈물이 나요

  

300일이 되는 날에는 꼭 글을 써야 겠다

 늘이 브런치 작가가 된 지 70일째란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한 달이 되는 날, 어쩌다 보니 1일 1편을 쓴 나 자신에 깜짝 놀라 글을 썼다.  때나 오늘이나 댓글을 읽으며 '작가님'이라는 호칭 '아 이게 나를 부르는 것이었지' 하며 잠깐 생각하게 되는  매한가지, 나의 이름 밑에 '회사원'이라는 참으로 멋대리 없는 단어가 마음에 안 드는 것도 같다. 나도 밑에 '출간 작가'나 '에세이스트' 같은 멋짐의 기운이 풍기는 이름이 달려 있으면 참으로 좋겠다.

 

 글 쓰는 것 자체에서 만족을 야지 조회수에 연연하지 말자 해놓고 여전히 통계에 집착하고 있는 것도 같다, 신경 쓰지 말자 해놓고 조회수 1000, 2000 알림이 오면 도대체 어디에 내 글이 걸려 있는 건가 싶어 수색을 시작한다. 지금까지도 제대로 해석할 수 없는 유입경로를 들여다보며, '나의 글을 선택해 올려준 그분께 고마운 마음만 가지면 되지 굳이 어딘지는 찾을 필요는 없지' 하면서  다음 메인 화면을 10번 넘게 새로 고침 해보고 다. 부끄럽다. 나만 이러는 걸까.


  가족을 제외하고 단 네 명이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회사에극비다. 행여나 내가 '브런치'라는 것을 이용하는 것을  알까 봐 사무실 자리에서는 브런치 앱을 열어 보지 않는다. 나의 글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몇 년 전 근무했던 사람들에 국한된 것 역시 은 이유다. 행간에서도 회사 정보가 드러나지 않아야 하니 더 어렵다. 이런 소심한 걱정을 해가면서까지 굳이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이유가 있다.


피곤한데도 좀비처럼 흐느적거리고 일어나서 태블릿을 켜게 만드는, 브런치만이 줄 수 있는 기쁨의 순간.


1. 조회수

 연연하지 말자고는 했으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었다는 것을 숫자로 확인하는 그 순간이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을까. 다음 메인에 올라 조회수가 폭발하는 것도 기쁘지만, 초기에 썼던 글들의 조회수가 야금야금 늘어나는 것을 보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처음에 인지하지 못했던 총조회수를 매일 확인하며 단위가 바뀌는 것을 볼 때는 나도 모르게 심호흡을 하게 된다. 어제는 저 위에 있던 그래프가 오늘은 푹 꺾여 있으면 마음이 상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이제는 연연하지 말자는 생각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자연스럽게 무심해지기 전까지는 집착 좀 더 해보자, 조회수.


2. 구독자수

 한자릿수의 구독자가 두 자리가 되고, 앞 자릿수가 바뀌는 것을 보며 왜 유투버들 매번 저렇게 '구독 구독'을 외치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한방에 해소되었다. 다음에 올라올 내 글도 일단 읽을만하다고 인정해주는 '참 잘했어요' 도장 같은 구독자 . 내 글에 한 개, 두 개, 라이킷 알람 후 뜨는 구독 알림은 테스트에 통과다는 징표 같아 소중하다. 내가 글을 써 올리면 메인에 뜨지 않아도, 브런치 나우에 없어도 단지 내가 올린 글이라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내 글을 읽어주고 라이킷도 눌러주고 댓글도 달아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 뒤가 든든한 기분이랄까.

 

3. 댓글에 남겨 칭찬

 댓글 달렸다는 알람이 오면 그렇게 신이 나고 궁금할 수가 없다. 그런데 그 댓글에  쓰기에 대해 칭찬이 남겨져 있을 때는 깨춤이 절로 나온다. 정말 큰 칭찬의 글에는 나도 모르게 울컥하고, 눈물이 찔끔 난다. 아무래도 갱년기가 일찍 와서 호르몬 과다인 게 틀림없다 이러면서 겨우 감정을 수습하지만 어마 무시한 작가들이 있는 브런치에서 일개 회사원인 내게 달린 칭찬의 글을 보고 또 보고 있다. 나도 모르게 너무 좋아서 경망스러운 댓글을 달아놓고는 좀 조신하게 쓸 것을 그랬나 하지만 그 경망스러운 댓글 사실 나의 기쁨은 다 담 못했다. 이럴수록 겸손해야지라고 머리만 혼자 생각한다. 이미 내 손은 또 댓글을 캡처해  빨간 동그라미까지 쳐서 엄마에게 카톡을 보내고 있다. 솔직하기 짝이 없는 이 손을 어쩔 것이냐고.

  

4. 시간차 라이킷

 70일 동안 브런치를 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 중 하나 몇 분의 시간차를 두고 올라오는 동일인의 라이킷 알림이다. 누군가가 지금 나의 글을 하나하나 읽어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알림이 오면 두근거릴 정도로 설렌다. 한 자리에서 한 사람의 글을 계속해서 찾아 읽는 것은 상당한 정성을 들여야 할 수 있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기쁨이 더하다. 글을 읽어가는 2-4분 정도의 텀을 두고 라이킷 알림이 하나씩 하나씩 울다른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그 알림을 주시하고 있다. 아침에 자고 일어 습관처럼 브런치를 열었을 때 한 페이지에 한 분의 라이킷으로 채워진 화면을 본 순간 눈물이 나서 인공누액을 넣 필요가 없었다. 브런치 북의 1화부터 차례로 라이킷 알림이 오더니 다음 날 브런치 북 완독자 1명이 늘어 것을 확인할 때 느끼는 그 기쁨, 다른 어디에서도 그렇게 큰 기쁨을 느낄 수가 없다.



 내 글을 가장 많이, 가장 열심히 보는 사람은 나일 것이다. 오히려 처음보다 시간이 지나 글 하나를 들여다 보고 다시 고치는 시간이 더 늘었다. 내가 좋아 쓰는 글이지만  글을 일부러 찾아 읽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더 잘 쓰고 싶다. 더 잘 써서 또 칭찬받고 싶다. 유치해도 내 마음이 그렇다. 또 경망스러운 댓글을 달더라도 이해를 부탁드린다. 나는  당신의 좋아요와 댓글에 눈물이 난다.


https://brunch.co.kr/@0707d9594a104b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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