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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계성미니멀 Nov 11. 2022

한국인의 인사말, '아코~'

 국내와 해외에서 여행 가이드로 일하는 A. 해외에서 만난 외국인 가이드 B반갑다고 손을 들어 올려 "아코~"하며 인사를 건넨다.  헤어지려는데 또다시 "아코~"하면서 손을 흔드는 그에게 "아코~"가 뭐냐고 물으니 되려 너희 나라 인사말이 아니냐고 물어온다. 한국인들이 버스에 탈 때도, 또 버스에서 내리면서 나같이 "아코~"다면서 말이다.


'어머나 너무 재미지다. 가이드와 함께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패키지 해외여행 상품을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많이 이용해서 그런가 보다' 깔깔대며 계단을 오르는데 나 역시 '아코~' 이러고 있다. 생각해 보니 앉았다가 일어날 때도, 몸을 숙였다 펴면서도, 무거운 것을 들면서도 그런다.


 아이를 장모님이 키워주는 P 3살짜리 아들이 꼭 무릎을 한 손으로 짚으면서 아이코~하면서 일어난다고 볼 때마다 우습다고 했었는데 4N살 역시 아직은 아코~하는 기합을 넣어가며 생활하기에는 너무 귀여운 숫자가 아닌가.

 

 아침 방송에서 이 음식이 어디에 좋다고 소개되면 그날 마트에서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만드는 무시무시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정보 프로그램. 간단히 무릎 건강을 체크하는 방법을 알려줬다며 의자에 정자세로 앉아 앞으로 팔짱을 끼고 한쪽 다리로만 지탱해서 일어나 보란다. 오른발 왼발 각각 해보라는데 의자에 앉자마자 과연 사람이 한 발로 일어날 수 있는 것인가 의심이 든다. 못 일어나는 것이 정상일 것 같다. "당연히 되는 거지!"라는 나무람이 무색하게 한쪽만 겨우 성공했다.


 이럴 수가. 방송에서도 단 한 명 빼고 다 성공했다는데. 노인도 할 수 있어야 하는 동작이라는데. "엉덩이가 무거워서 안 되는 거 아니야?" 변명을 해보지만 그래 봤자 무릎 건강도 나쁘고 엉덩이 살도 빼야 된다는 애써 모른 척하고 싶은 슬픈 결론에 도달할 뿐이다.


 내 몸무게를 지탱하지 못할 정도의 부실한 무릎을 인지하고는 운동을 많이 해야겠다는 건설적인 해결방안 대신 단백질을 많이 섭취해야겠다먼저 떠올렸다. 성한다.


 무리 그래도 아직 매번 '아코~'를 넣어야만 동작이 가능한 건 아니다.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으로 나오는 것이 9할 이상일 거다.


  나의 말은 나의 귀가, 그리고 나의 뇌가 듣고 있다. 이런 사소한 기합소리 하나도 소머즈 귀는 몹시 잘 듣고 뇌에 전달할 것이 틀림없다. 내 뇌는 어쩌면 나를 실제보다 훨씬 더 나이 많은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을지도 르겠다.

  

 신체나이가 내 나이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매우 타당하고 합리적인 의심은 그만하고 한 살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애를 써야겠다. 더불어 내 뇌에게도 나 사실 그 정도는 아니라고, 알고 보면 젊은이에 보다 가깝다고 지속적으로 알려줘야겠다.


 아이코 말고 용맹한 기합 소리를 내야겠다. 우으으차? 으라아아차?

 아니다.

 입은 가만 두고 동작에 딱 필요한 근육에 힘 팍 주고 조용히 그러나 힘게 움직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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