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을 돋우는 신선하고 향긋한 시원한 채소가아삭아삭 씹히는 상큼한 감각은 그 어떤 것과 함께 먹어도 요리본연의 맛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준다.
딱히 메인 요리가 없을 때도 인스턴트 수프, 먹다 남은 빵 데운 것이나 커피 한잔도 샐러드와 같이 내면 전혀 초라하지 않은 테이블이 된다.
그뿐인가. 냉장고에 있던 재료를 대충 얹기만 해도 그자체로 비주얼마저 훌륭한 요리가 된다.
음식 하기 딱 귀찮은 날 방울토마토나 계란 몇 개 삶아 잘라 올리면 끝이다.단백질이 필요할 때는냉동실에 들어있는 치킨 너겟이나 가라아게 후딱 에어프라이어에 돌려 얹거나냉장실속베이컨이나 훈제오리, 치즈 뚝뚝 잘라 올려소스만 뿌리면바로 완성이다.
야채 반, 고기 반이라도맛만 있고 소스가 너무 많은 거 아니냐 해도관계없다. 그때그때 먹고 싶은 대로 순식간에 만들어 즐긴다.
이렇게도 샐러드를 예찬함에도 불구하고 야채를 종류대로 각각 사서 일일이 씻고손질해서 섞어 만드는일은 하지 않는다. 한 때 그리 해 본 적도 있지만 야채 세척과 다듬기에 생각보다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데다 삼시세끼 샐러드만 먹지 않는 이상 한 번에 사놓은 그 많은 양의 야채를 싱싱할 때 모두 소비하기는 쉽지 않다. 회전이 빠른 식당에서 먹는 샐러드의 야채가 유난히 아삭아삭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다행히 요즘 샐러드 채소가 아주 잘 나오고 어디서든 쉽게 살 수 있다. 특별히 가리는 야채가 있는 것도 아니니 그때그때 하는 것으로 골라 담는다.
집에서 최상의 샐러드를 먹을 수 있는 날이 따로 있다!
만들어 먹는 샐러드를 밖에서 사 먹는 그것처럼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비법
- 구입한 그날, 배송 온 그날 바로 먹는 것이다!
몹시 간단하다. 그러나 확실하다.
구입한 샐러드가 집에 도착하자마자먹어 보라. 일단 냉장고에 넣는 것이 아니라 그 즉시 찬물에 세척하고 얼음 살짝 띄워 헹궈내면 용맹스럽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싱싱한 야채를 만날 수 있다.
샐러드채소는 파릇파릇하고 힘찬 상태로 우리 집에 들어온다(안타깝게도 처음부터 시들한 상태인 경우가 아주 간혹 있긴 하다). 대개 그걸 냉장고에 착착 넣어두고하루하루 시간이 지난다.
며칠 후, 심하면 일주일 후 지금 안 먹으면 안 되겠는데 하며 꺼내 본다. 자체적으로 생긴 물기로 인해 바닥에서는 야채 상한 냄새가 나고 파릇했던 이파리들은 검고 얇게 변해 손만 대도 그대로 내 손가락에 묻어나는 흐물거리는 상태가 되어 있다. 거기서 멀쩡한 채소를 골라내다 보면 역시 샐러드를 집에서 먹으면 싱싱하지 않으니 사 먹어야겠구나 하는 결론에 도달하고 마는 거다.
배송 당일 찬물에 세척한 샐러드 채소
세척해 놓은 야채는 금방 시든다. 그러나 그 한번 세척이 귀찮고 힘들어 냉장고에 넣어둔 채 시간이 지나간다는 것을 우리는 무수히 많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적은 양과 많은 양의 채소를 세척하는 것은 큰 차이가 없지만, 채소를 한번 세척하는 것과 두 번 세척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우리 집 입성 첫날, 냉장고에 넣기 전에 모두 세척한다.
스테인리스 그릇과 야채망을 이용해 세척을 하고 그 채로 물기를 빼고 필요한 만큼 바로 먹는다. 남은 것은 그 상태 그대로에 뚜껑을 덮어 냉장고에 넣는다. 체망 덕분에 물기가 묻지 않아 물러지지 않지만 밑에 남은 약간의 물기로 야채가 바짝 마르지도 않는다. 일주일까지는 처음 상태 그대로의 신선한 야채를 먹을 수 있다.
다른 밀폐용기를 꺼내키친타월을 깔고 야채를 옮기고 하는 것은 번거롭다. 최대한 공정은 줄이자. 안 그래도 집안일은 많다.
첫날 찬물로 세척한 후 그 채로 보관한 샐러드채소와 쌈채의 변화
물론 샐러드채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삼겹살과 함께 먹은 상추와 파채도 마찬가지로 그날 바로 씻어 먹자. 남은 것은 세척할 때 사용한 체망과 스테인리스 그릇, 냄비뚜껑을 이용해 냉장고에 넣어둔다. 중간중간 필요한 만큼씩 꺼내먹어도 일주일 동안 신선한 상태로 먹을 수 있다.
우리 집에는 저 스텐-체망-뚜껑 세트가 없어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가?
스테인리스믹싱볼, 야채망, 냄비뚜껑은 모두 개별로 구매했고 세트도 아니다. 주방제품들은 어느 정도 표준 사이즈가 있다. 체망과 아무 믹싱볼, 집에 있는 냄비 뚜껑 중 한 가지는 맞을 것이다. 적은 양의 과일을 씻을 때 자주 사용하는 체망과 작은 스테인리스 그릇, 보통 냄비 뚜껑도 모두 제각각이지만 세트처럼 쓴다.과일이 남으면 중간크기의 냄비뚜껑을 씌워 넣으면 딱 맞는다.
각각 구입한 제품들이지만 내 편의대로 셋트처럼 사용한다
작은 집에서는 분리수거가 가능한 요일과 쉬는 날 아침에 맞춰 일주일에 한두 번 온라인 배송을 받는다. 촘촘하게 식단을 짜기보다는 그때그때 식재료에 맞춰 식단이 결정된다. 배송이 온 날은 도착한 신선식품을 가능한 많이 사용해 요리를 한다. 이왕 요리할 때 모두 다 손질해서 필요한 만큼 먹고 냉장고에 넣어두면 확실히 나중에 요리하기 수월하다. 무엇보다 해 먹어야 하는데-하면서 시간이 지나가는 일이 확 준다.
미니멀 라이프와 살림에 대한 많은 책들에는그날그날 식단에 딱 필요한 만큼매일 장을 보고 요리하라는 조언이 있다. 물론 그랬을 때 가장 신선한 식재료를 낭비할 수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이상적인 생활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이 아니다.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다.
매일 이용할 수 있는 만만한 마트가 없을 수도 있고, 퇴근길에 횡단보도가 언제 켜지는가까지 계산해 아이 혼자 있는 집으로 미친 듯이 뛰는 사람도 있다. 장 보는 시간과 에너지도 상당하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내가 가장 편한 방법을 택하면 된다.
그저 구입한 첫날 바로 먹는 간단한 것 한 가지만 시도해 보자. 그 하나만으로 지금 우리 집에 있는 채소로 만들 수 있는 샐러드 중 최상의 샐러드를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