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 아파와
2~3년에 한 번씩 하던 정기건강검진에서 신장에 4.2cm 크기의 고에코 결절이 발견되었다. 네 곳의 종합병원에서 신장암 진단을 받고 부분 신장 절제술까지 받았다. 다행히 수술 후 경계성 종양이라는 조직 검사 결과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그동안 내가 음식과 건강 관리에 기울였던 노력을 떠올리며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논문과 육아, 집안일까지 해내느라 쌓인 극심한 스트레스와 잘못된 식습관이 갑상선뿐만 아니라 신장까지도 망가뜨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신장 건강 악화의 원인을 찾아보게 되었다.
'음식이 약'이라고 외치며 다니던 나에게서 발견된 나쁜 습관은 세 가지, 바로 부족한 수분 섭취와 수면부족 그리고 심각한 스트레스였다. 내 몸은 신장이 아플 수밖에 없는 최악의 조건들을 이미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평소 건강식을 챙기고 매일 5km 걷고 뛰는 운동 습관 덕분에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장암에 관해 공부하며 원인을 찾아보니, 의학계에서 인정하는 신장암 주요 위험 요인은 다음과 같았다.(출처: 미국 암학회, American Cancer Society)
흡연: 담배는 신장암 위험을 크게 높인다.
비만: 과체중은 신장암의 중요한 위험 인자다.
고혈압: 지속적인 고혈압은 신장 건강에 직접 악영향을 준다.
가족력: 가족 중 신장암 환자가 있으면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만성 신장 질환: 만성적인 신장 기능 저하는 암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이 중에서 나와 연관된 건 아마 '과체중'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신장병을 겪으며 수분 부족, 수면 부족, 스트레스 역시 중요한 요소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제 물과 생활 습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의식적으로 물 마시기 알람을 맞춰두고 실천했다. 또한, 잠은 매일 신생아처럼 충분히 자기 시작했다.
물론 갑상선 때와 마찬가지로, 신장 건강에 좋은 음식도 바로 찾아보았다.
신장 건강에 좋은 음식들 (출처: 국립 신장 재단, National Kidney Foundation)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음식
항산화 성분은 신장 내 염증을 줄이고 세포 손상을 막아준다.
추천 음식: 블루베리, 크랜베리, 딸기, 빨간 포도, 체리
저염 식품
염분 섭취를 제한하면 신장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추천 음식: 오이, 양배추, 양상추 등 신선한 채소, 저염 빵, 무염 견과류
고품질 단백질
적당한 양의 단백질은 신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영양 공급에 필수적이다.
추천 음식: 달걀흰자, 닭가슴살, 두부, 생선(연어, 흰 살 생선)
칼륨 함량이 적은 채소
과도한 칼륨 섭취는 신장에 무리가 될 수 있어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
추천 음식: 양배추, 피망, 마늘, 양파, 콜리플라워
건강한 지방산
불포화 지방산은 신장 기능을 개선하고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
추천 음식: 올리브 오일, 아보카도, 견과류(아몬드, 호두)
반면 반드시 피해야 할 음식들도 기억해 두었다.
염분이 많은 가공식품
과도한 염분은 신장 기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주의 음식: 라면, 통조림, 가공육(햄, 소시지)
인산이 높은 음식
인 섭취가 과하면 신장이 배출하지 못하고 쌓여 신장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
주의 음식: 콜라, 맥주, 유제품 과다 섭취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하루 식단을 다시 짰다.
아침: 오트밀과 신선한 블루베리, 무염 아몬드 혹은 야채를 듬뿍 넣어 끓인 마녀수프
점심: 현미밥, 구운 닭가슴살, 찌거나 볶은 콜리플라워와 피망
저녁: 연어구이, 양배추 샐러드(올리브 오일과 비네가)
간식: 삶은 달걀흰자 2개 미만
수분 섭취: 하루 2L 이상의 물과, 갑상선 때 효과를 본 디톡스 효과가 뛰어난 레몬 오이수를 만들어 수시로 마셨다.
또한 생활 습관의 변화는 필수다.
이번 경험을 통해 ‘음식은 약이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음식은 몸이다'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음식만큼 생활 습관 역시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금연과 절주는 기본이다. 다행히 나는 비흡연자이고 술도 하지 않아 좋은 출발점이 되었다. 매일 30분 이상 가볍게 걷기와 스트레칭을 실천했고, 요가는 '에일린의 요가 스트레칭'을 추천한다. 혈압과 혈당 체크도 꾸준히 하며 신장 기능 악화를 예방하기로 했다. 지금은 모두 정상 범위이지만 내 몸의 취약점을 정확히 알고 관리하기 위함이다.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하루 일정한 휴식 시간과 마음 챙김 명상, 충분한 수면을 필수적으로 실천했다.
병원에서 검사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신장 기능이 정상 수치로 돌아온 나를 보며 다시 한번 깨달았다. 건강한 식습관과 올바른 생활 습관은 약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말이다. 음식이 모든 병을 완치할 순 없겠지만, 병의 악화를 막고 건강 회복을 돕는 훌륭한 조력자임은 분명하다.
신장아, 내가 더 잘할게.
제발 다시는 아프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