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지방만 10kg 빠지다.
신장암 이슈 덕분에 나는 더 건강해지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그전에도 매일 5km를 걷고 뛰며, 집밥 위주의 건강한 식단으로 살아왔기에 신장암이 아닌 신장 질환으로 마무리되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혈관근지방종’이라는 병명 속 ‘지방’이라는 단어가 자꾸 마음에 남았다. 그때부터 내 건강 공부는 자연스레 ‘지방’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전에는 논문과 책 중심으로 공부했지만, 이번에는 SNS에서 유명한 다이어터 집데렐라님의 식단과 나의 탐구력으로 찾은 책들을 함께 참고했다.
『최강의 식사』(데이브 아스프리), 『지방의 누명』(MBC 스페셜), 『모든 병은 스스로 고칠 수 있다』(후지카와 도쿠미), 『지방의 역설』(니나 타이숄스), 『그레인 브레인』(데이비드 펄머터) 등을 읽으며 지방에 대한 오해를 풀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방 공부의 출발점은 ‘야채’였다. 신장결석의 학명이 ‘옥살산칼슘결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부터, 야채 속 옥살산이라는 성분에 관심이 생겼다. 다이어트가 일상이었던 나는 가장 ‘안전하다’고 믿은 음식이 야채였는데… 신장에 안 좋은 생야채만 열심히 먹어왔던 것이다. 너무 많이 투머치 하게....(좋다니까)
신장아 미안해.
무식(無識)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정확하게 잘 알아본 적 없는 오래되고 당연시 해왔던 식단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따라 하는 건 꽤나 위험한 행동이다. 이번에 여러 음식들을 알아보면서 야채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고 탄수화물, 당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게 되었다. 어쩌면 우리가 수년 동안 ‘건강에 좋다’, ‘올바르다’고 믿어왔던 수많은 정보들이, 알고 보면 미디어가 만들어낸 착시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이익과 트렌드에 따라 꾸며지고 반복된 메시지가 진실처럼 자리 잡은 것은 아닐까.
그 생각이 들자, 나는 지금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건강 상식들을 하나씩 의심해 보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알아내고 공부한 정보만이 다 옳고 모든 사람에게 맞다는것도 아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나의 아픔 뒤에 나에게 맞는 식단을 음식들을 알아낸 것이다. 나는 “좋다던 것”을 믿기보다 “내게 맞는 것”을 찾기로 했다. 광고가 아닌 기록으로, 유행이 아닌 습관으로. 이 선택이 나의 새 건강 표준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식으로 각자 몸에 맞는 건강식을 찾아내길 바란다.
‘진짜 건강’이 무엇인지, 내 몸이 필요로 하는 지방과 야채에 관련된 아주 기본 원칙들을 하나씩 정리해보기로 했다.
1. 좋은 물을 자주 먹지 못했다. 무작정 물만 많이 마시면 흡수율이 떨어져 화장실만 자주 갈 뿐이다.
좋은 물에 미네랄소금을 소량 타서 먹는 것이 흡수율을 높이고 체수분으로 남아있다.
2. 지방은 나쁘다? 지방은 죄가 없다.
좋은 지방 섭취는 사람을 유익하게 하고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국가비만포럼).
3. 나쁜 지방은 따로 있다.
원재료 성분이 모두 기름으로 만들어진 식용유(이 외 모든 요리용 기름)를 제외하고 요리한다.
기버터, 라드유는 조리시 발연점이 높은 체내 쌓이지 않는 좋은 지방이다.
4. 해조류로 부족한 식이섬유를 채워주며 콜레스테롤 걱정도 낮춘다.
다시마, 미역, 톳의 경우 마그네슘 부족도 채워주면서 식이섬유가 해줘야 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5. 지방 흡수를 돕는 '간'을 섭취한다.
익힌 돼지 간, 소간 소량을 주 2-3회로 나눠 먹으며 비타민, 철분, 영양제를 대신하는 효자 음식이다.
6. 배변에 스트레스받지 않는다.
코끼리가 똥을 많이 싸듯이 야채를 많이 섭취해서 나오는 배설물은 중요하지 않다.
7. 탄수화물을 줄이되 잡곡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알고 섭취하자.
현미가 좋기만 하진 않다.
8. 탄수화물의 대마왕은 바로 설탕이다.
설탕은 먹으면 먹을수록 더 배고파진다. 참을 수 없다면 가능한 가공되지 않은 당을 섭취해라!
하지만 몸은 이것이 가공된 당인지 몸에 좋다는 꿀인지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을 명심해라!
9. 잠이 보약(다이어트약)이다.
든든한 지방을 저녁으로 두둑이 먹으면 잠도 잘 자고 잠을 잘 자고 일어나면 기본 몇 그람씩 감량도 되어있다.
10. 가장 무서운 '장누수'
앞에서 여러 번 언급한 피부미용도 알레르기도 그 시작은 장에서 시작되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장건강이 바로 모든 건강의 시작점이다. 히포크라테스도 말하기를 "모든 질병은'장'에서 시작된다"
이런저런 정보들을 접하면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광고나 미디어 속에 속아 내 몸을 혹사시켰는지 알게 되고부터 제대로 된 식단을 꾸리며 나를 진짜음식으로 관리했다.
6월 9일부터 시작해서 9월 16일까지 딱 100일의 경과는 체지방은 10kg 빠졌고 근육량만 5.6kg 증가하는 결과를 맞이했다.
*피곤했던 아침은 항상 눈이 번쩍 떠지는 신기한 경험과
*먹어도 먹어도 배고팠던 이상 현상이 사라지고
*피부가 광이 났으며
*만성변비가 해결되었다.
말 그래도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였다.
물을 제대로 마시고, 좋은 지방을 고르고, 당을 줄이고, 장을 돌본다. 이 단순한 원칙들이 나를 살렸다.
나는 내 몸의 학생이 되었고, 그 공부는 계속된다.
지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수치보다 더 정확한 눈바디이다.
세상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올해 2월 신장 절제술을 받고 부을 대로 부었던 몸을 가다듬는 나를 바라보니,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아픈 경험은 두려움이 아닌 길잡이가 되었다. 몸은 언제나 정직했고, 나는 이제서야 내 몸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 즉 제대로 '음식이 약이다'를 배웠다.
하지만 작가로서 꼭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아무 음식이나 먹는다고 몸이 낫는 것은 아니다.
음식도 음식 나름이다. 내 몸에 맞는 재대로 된 재료, 깨끗한 조리법, 그리고 절제된 습관이 모여야 비로소 ‘약이 되는 음식’이 된다. 그래서 나는 과거의 나를 용서하고, 내일의 나를 진심으로 응원하며 '음식이 약이다' 1권을 마치려고 한다.
아무 음식이나 함부로 먹는 것은 나를 함부로 대하는 것과 같다. 잊지 말도록!
食即自愛(식즉자애) : 잘 먹는 것이 자기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