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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ALD Jun 02. 2017

매거진 B - 츠타야(TSUTAYA)

라이프스타일을 판다

요즘 한창 츠타야가 인기다. 일본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츠타야가 인기가 많다. 일본에서는 츠타야가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으로 핫플레이스를 구분한다고 할 정도로 대표적인 오프라인 매장이 되었다. 츠타야는 '서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사실 음반과 CD 등을 대여 및 판매하는 매장이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츠타야는 우리나라의 교보문고와 같은 대형 서점으로만 알고 있지만, 앞서 말했듯 프랜차이즈 가맹 소규모 매장이 전국에 1000개가 넘는다. 


그렇다면, 왜 츠타야가 인기가 많은 것일까? 그들은 음반과 CD, 도서를 대여하고 팔고 있음에도 왜 '서점'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서점'이라는 츠타야는 왜 라이프스타일을 판다고 말하는 것일까? 요즘의 핫한 인기에 맞추어 매거진 B에서 츠타야에 대해 다루었다.







[쿠보 히로시(빔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인터뷰 중]


고객 입장에서 빔스는 어떤 브랜드일까요?

특별한 목적 없이도 빔스에 가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두근거림이 생기죠. (23p)



'생활의 패션화'라는 개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기본적으로 파급력이 크고 널리 퍼지는 것이 패션이죠. 여기에 더해 많은 사람이 하나의 상을 그리면서 가지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만드는 것, 곧 하나의 아이템이 어떤 문화가 되는 것이 바로 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패션은 한 시기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쇠퇴하고 또 자연스럽게 다른 패션이 형성되죠. 그 과정이 반복된다면 그것을 바로 패션화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24p)

이 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 하나의 상을 그리게 하고, 그 상에서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도록 하는 것이라고 본다. 내가 요즘 마케팅에 대해 고민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이것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요즘은 SNS가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이미지, 영상으로 인해 쉽게 상을 그릴 수 있는 환경이 되었고 그 안에서 갖고싶은 마음과 실제 소비행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상을 그리고 갖고싶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지 많은 연구(?) 고민(?)을 해야한다.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의 경우를 예로 들면 그곳을 찾는 이들은 설령 정확한 방문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햇살이 들어오고 커피 향이 솔솔 풍기는 편안한 공간안에서 예상치 못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죠. 그러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그들의 세계관은 넓어질 것입니다. (24p)

세상에나 세계관이 넓어지도록 유도하다니. 확실히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면 눈이 넓어지고 또한 즐겁긴 하다. 그러고보니, 알라딘 중고매장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것은 책읽기 편안한 공간을 유도하는 것일까?



좋은 것을 모아둔다고 좋은 편집매장이 될 수는 없습니다. 역으로 간결하게 덜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장을 찾는 이들이 한눈에 보고 바로 느낄 수 있도록요. 엄청난 양의 정보 속에서 허우적대는 지금 같은 시대에는 압축이 필요합니다. (25p)

이제는 압축한 매장, 압축한 판매자들이 자기만의 색깔, 자기만의 결을 살리며 성공할 시대가 왔고, 실제로 그러하다. (29cm의 예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점차 확대되겠지?



최근 빔스를 비롯한 패션 유통업계에서 화두로 삼고 있는 테마는 무엇인가요? 

단어로 표현하자면 제너럴(general)스토어겠네요. (25p)

옷도 그렇고, 소비재도 그렇고 요즘은 남녀구분이 많이 희석되는 느낌이다.



[Seleciton]


책을 통해 이상적인 그림을 제안하고 그 주변에 일상생활로 직접 연계할 수 있는 제품을 두는 식이다. (32p)

흔히 일반 소비재 매장들의 한켠에 책이 비치되는 것과는 반대의 생각. 어떻게 진열을 하고 있는지 실제로 가보지 못해서 어떤 느낌인지 알 수는 없지만 위의 인터뷰에서 얘기했던 하나의 상을 그릴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DP일 것 같다. 우리나라도 책 시장이 점점 위축되고 있다. 기존의 서점과 인터넷에서의 노출 이외의 다양한 노출 방안을 구상해야 될 때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고민하고 있겠지)



츠타야 서점의 강점은 수량이 아닌 제안이다. 양질의 제안은 세분화된 카테고리에서 나온다. ~~ 건강한 삶, 슬로 푸드 등의 라이프스타일 테마는 물론 때때로 사랑, 죽음 등의 철학적 테마도 츠타야식 구분법이 된다. (33p)

세분화된 카테고리, 그 안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캐치해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품으로 전달한다. 그렇게 고객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정말 꿈만 같은 이야기 아닌가!!!!!



[안도 다카유키(<펜 Pen>매거진 편집장) 인터뷰 중]


높은 퀄리티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나요? 단순히 비싼 것만은 아닐텐데요.

정성스럽게, 꼼꼼하게 잘 만든 것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퀄리티 높은 생활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40p)

삶에서의 높은 퀄리티라는 것을 요즘 많이 고민하는데 정성스럽게, 꼼꼼하게를 삶에서 적용시켜본다면 어떨까? 내 몸과 주변의 생활을 잘 관리하고, 가치있는 소비를 하면 좀 퀄리티가 높아지려나? 그럼 잘 관리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가치있는 소비는 어떤 것일까? 어렵다..



CCC의 마스다 대표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얼마 안 되는 퇴직금으로 렌털업을 시작할 당시부터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던, 다시 말해 놓치고 있던 어떤 포인트를 잘 잡아내는 인물이었습니다. 100%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아, 이런 것도 가능하겠구나' 하는 것들 말입니다. (40p)

마케팅을 하다 보면 '완전히 새로운 것',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런 것을 찾아낸다면 훨씬 좋겠지만, 마스다 대표처럼 약간의 다른 생각이 새로운, 엄청난 것을 가지고 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서재 결혼 시키기>에서도 성경의 이런 말을 인용한다. 전도서 1:9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해 아래는 새 것이 없나니." (https://brunch.co.kr/@072a/10 (서재 결혼 시키기 독서노트))



[정강화(건국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교수) 인터뷰 중]


특히 잡지가 정보 과잉 시대에 가치 있는 정보를 선별하는 필터 역할을 한다고 말하며 주제를 들여다보는 편집자들의 시각과 관점에 주목한다. (46p)

잡지, 허영심을 제공하거나 정보를 제공하거나. 



[미즈노 마나부(굿 디자인 컴퍼니 대표) 인터뷰 중]


다이칸야마 T-사이트와 츠타야 가전까지, CCC의 관점에서 본 문화. 상업 공간이라는 점이 이들에게서 어떠한 방식으로 드러난다고 생각하나요?

CCC가 지금까지 기획해온 공간을 보면 상업공간이기 이전에 사람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만든 곳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기업은 대부분 쉽게 이유나 데이터베이스에 의지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어떤 것이 편하고 좋은지에 대해서까지 분석하진 않아요. 그런데 기분 좋다, 편하다, 행복하다 이런 느낌을 받는 공간, 즉 좋은 공간이란 그저 한두 가지 요소가 아니라 몇십, 몇백 가지의 이유가 복잡하게 얽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츠타야 서점이 그렇죠. (66p)

공간 안에 무엇을 담을지도 중요하지만 '공간' 자체에도 가치를 부여하는 츠타야. 



어떤 것을 만들 때 고찰, 발상, 기획, 디자인이라는 순서를 거치죠. (66p)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좀 더 꼼꼼하게 정성을 다해 만드는 것.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을 예로 들면 커다란 나무가 있는데, 그 그늘 아래서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누가 싫어하겠어요. CCC는 그런 당연한 감정들을 놓치지 않고 공간과 콘텐츠를 활용해 사람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죠. (66p)

좋은 공간 안에 좋은 콘텐츠를 담아 놓아 그곳에 온 사람들의 감정까지 고려한다. 



구마몬은 최종 디자인을 결정하는 단계에서 미묘하게 표정이 변화하는 3000여 개의 모델을 만들고 그중에서 고른 것이에요. 소비자의 수준이 높아진 만큼 디테일이 중요합니다. (67p)

소비자의 수준이 높아지고, 소비자의 성향이 다양해진 만큼 어설픈 제품은 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들다.



[Brand Story]


츠타야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의지 (90p)


츠타야는 수요력을 높이는 솔루션의 하나로 제안을 택했다. 츠타야의 제안 방식은 곧 기획과 엄선으로 이어졌다. ~ 값비싼 아트 북마저 모든 이가 열람할 수 있도록 만든 것도, 장르별로 전문 컨시어지를 배치해 상품에 대한 조언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도 그 일환이다. (90~91p)


'뭐든지 다 있다'는 인터넷으로도 가능하니까요. (91p)


라이프스타일을 기획하는 회사들이 개인의 경험이나 직관에 의존하면서 범할 수 있는 오류를 CCC는 데이터베이스로 해소한다. (91p)


그들의 기획은 곧 '지금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로 귀결된다. (91p)





무언가를 사라고 '제안'하려면 이정도는 해야 된다는 느낌?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내가 가진 정보로 캐치하고 분석하고, 우리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만 압축하고 덜어내는 작업을 거치고, 그것을 담을 공간을 '좋게' 가꾸고, 그것으로 사람들에게 제안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츠타야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게 많이 있었다. 다만 어떻게 접목시킬까는 고민해봐야겠다. 그리고 츠타야에 가보고 싶다. 그리고 츠타야가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면 어떻게 될까?





길고 긴 서평보다 그 책에 담긴 몇 문장이 그 책을 더 사고 싶게 만들기 때문에

오늘도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 저의 독서노트를 공유합니다. 

(라고 쓰지만 결국은 내 독서노트를 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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