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햇살처럼 Apr 03. 2022

만우절

일탈을 꿈꾸며

4월 1일, 만우절.

중1 아이는 반 친구들을 불러 담임선생님이 없는 카톡 방을 만들려다가 담임선생님까지 불러놓고 ‘님들, 내일 만우절인데 가만있을 겁니까?’라고 질문을 해서 공개해버리는 실수를 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젊고 아이들 눈높이를 맞추어 주시는 분이라 다행히 만우절 행사를 재미있게 치렀답니다.

중1 아이가 찍어온 교실 풍경은 가관이다 못해 참 재미있었겠구나 합니다. 올해 만우절 행사 유행은 책상을 옆으로 뉘어놓고 그 속에 들어가 앉아 있는 거랍니다. 다행히 체육수업이 들은 날이라서 체육복을 입고 등교를 했습니다. 아이들은 체육복을 입고 아주 편하게 교실 바닥에 드러누워 사진을 찍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교복을 입고 오셔서 재미를 더 해 주셨다 합니다. 전날 만우절에 뭔가를 하자고 제안한 저희 아이는 주동자로 혼을 났는데 그것도 만우절 특집으로 서프라이즈라서 웃고 넘어갔다고 합니다. 교복 입고 오셔서 그래도 혼낼 건 혼내면서 아이들과 맞추어 주시는 선생님. 프랑스어를 잘하셔서 유튜브에도 올리고, 올해 담임선생님은 정말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1 아이는 옆반과 교실을 바꾸고 싶었지만, 무서운 선생님이어서 그건 혼날까 봐 못했다 합니다.

중1 아이와 친한 초등학교 6학년 아이는 교실에서 선생님의 키보드를 숨겨서 1교시와 2교시는 수업을 안 하는 횡재를 얻었다 합니다.

고1은 교실을 바꾸려다가 들켜서 못 바꾸고, 책상을 엎고 싶었지만 할 수가 없어서, 친구의 책상을 돌려놓는 퍼포먼스로 끝나 아쉬웠다고 합니다.

만우절, 아이들은 집에서는 딱히 장난을 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교실에 가서는 난리법석을 한 것이지요.

만우절에 학생들은 수업을 안 하고 놀고 싶어 합니다. 수업을 어떻게든 안 하고 싶어서 장난을 칩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 수업 시간을 바꾸어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원하는 아이들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선생님들은 모른 척하시고 수업 진도를 나가셨습니다. 우리는 그냥 수업을 들었고요. 내 수업 못 듣고 다른 수업 들은 건 내 손해지만 재미는 있었습니다.

일탈, 만우절에 학생이나 장난기 있는 사람들은 일탈을 꿈꿉니다. 좋은 일탈이지요. 타인에게 해가 되는 일탈이 아닌 재미와 웃음을 얻어가는 일탈 말입니다.

저에게 만우절 일탈은 수없이 많은 언어들이 쏟아지지만 참기로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만우절을 보내고 싶은가요?     

작가의 이전글 글을 잘 쓰는 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