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가 부른다. 치자 열매를 물에 조물조물하여 겨자색 물을 빼고, 거기에 밀가루를 반죽하여 놓았다.
아이의 발목 인대가 부분 파열이라는 소식을 듣고는 만들어 놓으신 거다.
엄마 말에 의하면 다친 부위에 치자물로 반죽한 밀가루로 감싸 놓으면 독성이 빠져서 시커멓게 물이 드는데, 그건 다쳤을 때 독소가 빠지는 거라고 말하신다.
아이 발에 밀가루 반죽을 감아 놓으라는 건데.... 아이가 그렇게 할지...
치자보다 감자가 효과가 있다는 말도 들었었는데
뭐가 정답인지는 모른다.
엄마는 병원에 가는 것보다 민간요법을 더 좋아했다. 지금도 앞집 누구와 비슷하게 다쳤는데, 앞집 누구는 병원에 다니면서 치료를 받고, 엄마는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서 민간요법을 선택했다고 했다.
효과에 대해 엄마는 민간요법이 낫다고 이야기한다. 병원 치료는 그때뿐이지만 민간요법은 독소를 빼 주는 거라 나중까지 좋다고.
엄마는 원적외선이라고, 본인이 즐겨 쓰는 기계(?)까지 들고 오셨다. 그 기계가 가볍지는 않다. 80 초반의 노인이 들고 내려오기에는 무겁다. 이걸 그냥 못 가지고 오니 상자가 담아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내려온 모양이다. 안 가지러 갈 게 뻔하니.
귀한 손녀가 발목을 다치니, 안타까운 모양 인가 보다. 뭐라도 해 주고 싶은 마음인가 보다.
할머니의 정성을, 아이는 안다. 할머니가 해 준 치자 밀가루 반죽을 발목에 댈 거고, 힘들게 가져온 원적외선도 쓸 거라고 그런다.
우리 엄마, 딸보다 손녀를 잘 둔 모양이다. 아이가 거부하지 않고 할머니가 하라는 대로 하는 거 보니.
#백일백장 #백일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