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58)아들? 딸이에요

by 햇살처럼

3년째 커트머리를 하고 다니는 고1 아이. 머리를 기르고 싶어도 커트머리에서 조금 길어지면 지저분하여 다듬다 보니 기르지를 못합니다. 그냥 자르고, 자르고.


오늘은 식당에서 고1 아이랑 감자탕을 먹었습니다. 아이는 감자탕에 들어가는 감자와 떡볶이 떡이 먹고 싶어, 뚝배기를 시키지 않고 감자탕을 시켰습니다. 아이는 감자탕의 뼈다귀보다 감자랑 사래기 떡볶이를 더 좋아합니다.


아이가 고기가 잔뜩 붙어 있는 뼈다귀를 그대로 두고 떡을 추가로 주문하자 사장님이 "아들, 고기 먹어야지"라며 웃으면서 이야기합니다. 아이는 웃으면서 "딸이에요"라고 바로 이야기를 한다.


"미안해" 사장님이 웃으며 이야기를 하니, "괜찮아요. 자주 듣는 말이에요"라며 웃음으로 답한다.


사장님은 본인도 학창 시절에 커트머리를 하고 다녀서 아들로 사람이 봤다며, 고1 딸아이를 남자아이로 알아본 것에 미안함을 덧붙였습니다.


고1 아이의 커트머리는 지하철 같은 공용 화장실에서 빛을 발한다. 아이가 화장실에 있으면 아줌마나 할머니들은 화장실로 들어왔다가 다신 나가 팻말을 확인하고 들어온다

.

아이는 웃으면서 "저 여자예요"를 연신 말하기 한다 그러면 아줌마와 할머니들은 미안하다고 하거나 안도의 한숨을 쉬거나 한다.


나도 가끔씩 이 아이가 아들이지 하고 착각을 한다. 그냥 앞에 예쁜 남자아이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보디가드.

자꾸 아들이라는 소리를 듣다 보니, 때로는 의젓한 느낌도 든다.


사장님의 부지런한 손놀림으로 아이가 원하는 감자탕을 제대로 먹었다. 감자와 달걀, 사래기...... ㅣ


커트머리 사장님은 옷을 알록달록 입어 몸이 자유스러운데, 자유분방이 느껴진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산다는 것.


커트머리 아이는 미소년 같다. 꼭 아들 같은 것이 사람들에게 한 마디씩 이쁜 말들이 오고 가고, 사과하고 웃고. 사람들과 대화거리를 제공해 주고. 짧은 머리가 나쁘지 않을 때가 많다.


아이는 언제쯤이나 머리를 기를 수 있을까? 예쁜 딸로의 변신이 기대된다.


#백일백장 #백일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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