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60) 냄비 밥

by 햇살처럼

4인 가족이 다 모일 수 있는 날, 주말.

날씨가 추우니 따뜻한 국물이 생각납니다.


밥은 냄비에 합니다. 따뜻한 숭늉이 좋아서요. 냄비 밥은 아직 서툴러서 가끔 태우기도 합니다. 그 타는 냄새가 나쁘지 않습니다. 탄 건 숭늉의 맛을 더 좋게 만들어 주기도 하거든요.


반찬은 갈치조림으로. 양념장은 마트에 없어서 고추장에 정종 붓고 이것저것 넣어서 만들어 봤습니다. 다행히 맛이 좋다 합니다. 갈치가 큰 양념을 필요로 하지 당행이지요.


갈치조림에 전복 3개를 넣었습니다. 살아 있는 것을 사다가 냉동을 시킨 거라 싱싱합니다. 갈치조림에 잘 어울려 있는 전복, 알고 안 먹었는지 모르고 안 먹었는지 그래도 있습니다. 손대지 않는 것을 숭늉 한 스푼에 올려주니 '전복쓰'하고는 한 입에 물어갑니다. 별거 아닌 음식을 차려주고 숭늉 끓인다고 한참을 가스레인지에 서 있다 나온 터라 아이의 거절 없는 한 입에 힘듦이 달아납니다. 이 맛이 밥을 차리나 봅니다.


남편이 '집밥이 최고!'라며 밥 한 그릇 비우고, 숭늉까지 먹어주니 그 또한 즐거움입니다.


남편이 주문한 커피 한 잔, 제 입은 댓 발 나옵니다. 밥 차려 주었느니 '커피는 네가' 하려다 참습니다. 그분도 놀던 중은 아니니까요. 밥 잘 먹었으니 커피 한 잔 자기 손으로 마시면 안 되는지, 마누라님 표를 찾습니다. 이것도 밥 잘 먹어준 것으로 퉁을 칩니다.


밥을 하고, 차리는 게 참 어려웠습니다. 반찬은 양념을 어떻게 넣어야 할지도 막막했는데, 지금은 있는 대로 그냥 넣습니다. 대충 짐작으로요. 그래도 맛있게 먹어주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냄비의 숭늉이 좋아서 냄비에 밥을 짓습니다. 이제는 불 조절도 잘합니다. 센불, 약불, 불 끄고 뜸 들이기.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밥맛을 좋게 합니다


다 끝난 식탁에서 따뜻한 숭늉 한 그릇은 턱까지 올라가는 숨 가쁨을 을 따끗하게 녹여줍니다. 그게 숭늉의 힘인가 봅니다. 숭늉으로 마무리, 한 끼 잘 먹었습니다


#백일백장 #백일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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