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0) 파김치

by 햇살처럼

파김치가 맛이 잘 들었다. 김치를 담그는 날 남은 양념으로 쪽파 한 단을 버무렸다. 거기에 양념을 더 했는데, 그날 맛보았을 때 조금 짰다. 그래서 바로 먹지 않고 넣어뒀다. 두어 달 숙성이 되니 맛이 좋아졌다.


쪽파 맛 좋은 건 고1 둘째 딸이 알아줬다. 엄지 척을 하고 학교에 가져단다고 싸 달란다. 스텐 통을 찾아 많이 말고 조금만 넣어 먹기 좋게 잘라줬다. 밥 맛을 돋워 줄 거다.


나는 김치를 담그지 못한다. 김치를 담그는 건 친정엄마의 몫. 남편이 막 담근 김치와 겉절이를 좋아하여, 종종 사 먹는다. 그래서 김치를 담글 줄 몰라도 괜찮다. 대신 다양한 김치를 먹이지는 못한다.


총각무를 담근 적이 있다. 밥을 믹서기에 갈아 죽처럼 만들려고 했는데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담근 총각무는 한참 냉장고에 그대로 방치되었다가, 김치찌개의 맛을 올리는데 좋은 재료가 되었다. 묵은지와 어우러진 총각무는 그 값을 최고로 매기게 했었다.


파김치로 돌아오면 남편과 고1 아이가 좋아한다. 고1 아이는 누가 담가 가지고 온 파김치 맛을 잊지 못한다. 그 파김치가 제일이라고 그랬다.


아무튼, 양념은 친정엄마가 라고 버무린 건 내가 한 파김치가 인기를 얻어 둘째에게 잘 팔려나갔다. 오랜만에 먹는 거니 맛이 없을 리 없을 게다.


파김치를 친구들과 나누어 먹으며 신이 났을 둘째가 자꾸 생각이 난다.


#백일백장 #백일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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