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이집트에 사는 한국여자

마디 주민

by 보니키임

자, 이집트에 산다는 것은?


여러분에게 이집트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상상해 보자면, 미라, 피라미드, 사막, 낙타, 개발도상국, 불안전한 치안, 테러 위험, 이슬람국가 기타 등등 각기 떠오르는 여러 생각이 그렇게 긍정적인 것만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위에 언급한 토픽 전체가 사실이기도 하고. 하지만 치안 하나만큼은 정말 꽤 아주 괜찮은 편이라는 것은 우선 이야기하고 싶다.


한국과 비슷한 문화의 습성의 하나라면, 남의 시선을 엄~~~ 청나게 의식하기 때문에 카페와 같은 곳에서 물건을 두고 돌아다녀도 누가 훔쳐가거나 하지 않는다, 다만 그걸 추천하지는 않겠다. (나는 하지만, 당신에게 그런 일이 생기면 내가 책임져 줄 수가 없으니까...)

워터웨이의, 내가 카이로에서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일 iiloft, 이 지역은 부촌이라 뭘 입고 다녀도 괜찮다.
마디에 내가 좋아하는 Localli라고 하는 카페, 레스토랑 / 이름처럼 현지, 동네에서 난 재료들만 사용한다.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 말하자면, 내가 집 밖을 나서는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데 모두가 나를 쳐다보고 신기해하던 2010년대가 있었다. 서양인에 비해 동양 관광객이 현저히 적은 편이었으니까. 시기를 지나 2020년 코로나 이후로는 그래도 동양인에 대한 인식, 동양인이라고 놀리는 것이 인종차별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학습한 듯하다. (여전히 니하오를 수십 번씩 듣는 것은 어쩔 수가 없지만, ((이게 정말 진심으로 너의 말로 인사하고 싶어!라는 느낌이면 기분 나쁠 리가 있나, 내가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알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그걸로 화를 낼 이유는 없다.))다만 '놀림'이라는 뉘앙스와 태도가 느껴지는 그 분위기가 거북한 것이지.)


시선에 나아가 캣콜링도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유튜브에 편집되어 있는 여러 이집트, 카이로에 관한 영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자면, 그 정도로 심하지 않다고 생각되기는 한다. 또 관광지에서의 호객은 심한 편이 맞다. 하지만 이 시선도 내가 살던 마디나 외국인 밀집지인 자말렉 또 이제 뉴카이로와 기자를 넘어가 자리한 신도시인 셰이크자이드만 가도 내가 뭘 입고 뭘 먹고 뭘 하던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시선은 유감스럽게도 동네의 부의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여전히 피라미드 앞인 기자, 내가 10년 전쯤 살던 동네인 네제렛 엘 사만에 가면 그 불편한 시선과 간섭 또 캣콜링에서 호객까지 없을 리가 만무하다.

관광객들의 성지, 카이로의 칸엔 칼릴리 시장 안에 가장 유명한 카페 El Fishawy
Fishawy에서는 언제나 공연을 한다. 물론 불법임 :) 가끔 경찰 오면 뮤지션들이 도망간다.
여긴 워터웨이 2의 스타벅스, 공항과 멀지 않다. 카이로 이렇게 깔끔하고 좋은 곳이 정말 많다.

이 시선의 긍정적인 측면이라면, 사람들이 당신이 정말 나쁜 일을 당하게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점.

딱 한번 카이로에서 소매치기를 당한 적이 있는데 나에게도 처음 있는 일이었고 주위에서도 전혀 없는 특이한 일이긴 했다. 내가 한국에서 소매치기를 당할법한 흔하지 않은 일이다.


당황한 나를 보고 지나가던 엄마와 딸이 나를 붙잡고 택시를 잡아 집까지 안전히 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시선은 간섭이 되기도 하지만 선한 영향력, 도움이 되기도 한다. 길에서 지나치게 말을 걸고 따라오는 남자가 있으면 동네 아저씨, 할아버지들이 나서서 언제나 내가 내 갈길을 안전히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물론 그 남자는 엄청 혼이 나기 마련이다.*형식적으로 아직 이게 통하는 곳이다.)


또 이집트에는 도어맨, bawab 바왑이라고 하는 나름의 시큐리티맨이 건물마다 있다. (말이 좋아 시큐리티맨이지 정말이지 간섭왕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집은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의 동거를 금지하고 나와 같이 여자가 혼자 사는 경우(아주 흔하지 않지만)에는 남자의 출입 자체를 막는 경우가 거의 당연시된다.


집에 고칠 것이 있거나, 전기요금 등 사람이 와야 해도 바왑이 무조건 따라 들어오고, (맞다, 이집트는 아직도 전기 아저씨가 매달 찾아와 현금으로 전기세를 받아간다. ((요즘은 전산으로 낼 수도 있기는 하다.))


건물 전체의 보안을 유지함을 떠나 내 개인의 보안(?)마저 유지하는 존재다.

집을 계약할 때 방문객이 허용되는지를 옵션에 넣는데, 나는 남녀 모두 방문이 허용되는 집을 계약했다. 하지만 남자가 혼자 우리 집에 온다면 누가 경찰에 신고를 할 수도 있고 이건 정말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나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법이 저촉되지 않지만, 현지인 남녀라면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 이집트 호텔은 남녀 모두가 외국인이 아닌 이상, 혼숙 시 혼인증명서를 지참하는 것이 필수이다.


이집트는 무슬림이 90%를 차지하는 이슬람국가이다. 하지만 동네에 술집도 있고(물론 한국이 1/10 수준?) 클럽도 있고, 클럽에서 술을 안 마시는 사람도 있고, 같은 이슬람국가인 터키는 비교적 음주문화에 굉장히 관대한 편인데 (마트나 슈퍼에서 술을 파는 것만 봐도 말이다.) 이집트는 마트나 슈퍼에서는 술을 판매할 수가 없고 주류 전문점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물론 배달도 가능하다! 어플로 주문 결제가 가능하고 가끔 외국카드가 불통하면 배달원에게 카드로 결제해도 된다.


또 90%가 무슬림이라면 10% 정도는 타 종교 대부분 콥틱 기독교인데, 이 교회 근처에 가면 돼지고기를 파는 정육점이 있다. 내가 살던 마디에 돼지고기를 파는 곳은 Chirs mena. 마디 로드 9에 위치한다. 여기는 배달도 돼서 전화로 주문하면 가져다준다.


이집트는 한국보다 더 다양한 배달문화를 갖추고 있고 어플로 주문 또 결제도 가능하다. (내 최애 어플은, 인스타 샵(생필품, 약 주문), 브레드퍼스트(생필품), 달라밧(배민, 쿠팡이츠 같은 것), 드링크스(주류) 등이 있다.)

에티살랏은 KT 같은 것, 고 버스는 버스예매어플이자 회사

심지어 약도 배달이 된다. 의료 수준도 문제고, 의사를 만나고 진단을 받기 어려운 사람도 많기도 한 이유로 다양한 항생제 등 전문의약품도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가 가능하다.


약물 구매가 쉬운 만큼 제조된 약물소비가 꽤 심각한 편이다. 이집트에 마약문제도 한국보다 훨씬 공공연히 심각한 편인데, 해시시를 피우는 청년들은 흔하게 찾아볼 수 있고 구매도 무척 쉽고 저렴한 편이다.


마디에 살 때는 뉴카이로에 자주 놀러 갔다.

카이로페스티벌시티에 가면 대형 몰이 있고 식당 그리고 영화관 등 다양한 공연을 분수광장에서 진행하기도 한다. 또 아무래도 비교적 부촌에 속하는 곳이라 고급호텔, 고급식당 등이 즐비해있다. (이집트의 고급식당도 한 끼에 30만 원을 호가하는 곳도 많다. 빈부격차가 엄청난 곳이라는 것.)


여기가 바로 가든파이브
가든파이브 안에 있는 Binge라는 바, 음식은 그냥 그랬다.

작년에 마지막 놀러 갔을 때 아주 맘에 들었던 곳은 가든파이브라는 곳인데 몰 내부에 낮술도 할 수 있고 저녁술도 당연히 할 수 있는 바도 있어서 너무 좋아했다. 식당 매장도 힙한 것들로 가득해 오...!! 이집트 다 컸네!! 하고 돌아왔다.


살면서 경험한 것들이라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정말로 다른 점이 많았구나를 새삼 느끼며, 그래서 정말 많은 삶의 공부가 되었구나 깨닫는다. 내가 자라온 사회와 달라서 이해되지 않고 불편하고 화가 났던 일도 많다. 하지만 타지에서 다른 또 틀린 것이 이방인이 '나'이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믿고 살아온 모든 가치들은 환경과 사람들의 문화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집트에 대해선 할 이야기가 아직도 너무너무 많지만, 보다 챕터를 디테일하게 나누어 써봐야겠다.


이집트 진짜 재밌다. 달라서 불편한 것도 많지만, 정말 나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준 곳이고 내 마음에 둘도 없는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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