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에 대한 자본주의적 진화 : 노동 → 효용 → 유동성으로
“가치는 무엇으로부터 생겨나는가?”
이는 단순한 경제학적 질문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과 교환할 수 있는 나의 힘’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입니다.
이 글은 가치가 노동 → 효용 → 유동성으로 변화해 온 경로를 추적하며,
금융 자본주의 시대, ‘부자가 되는 방식’은 어떻게 바뀌었는가를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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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근대적 가치: 노동의 응축
노동가치설은 물건의 가치를 그것을 만드는 데 투입된 노동량에서 찾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담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 그리고 마르크스까지 이 흐름을 따랐습니다.
“많은 노동이 들어간 물건은 가치 있다.”
“노동이 곧 부의 원천이다.”
� 부의 축적 전략:
• 스스로 많이 일하든지,
• 남을 고용해서 일을 시키든지,
• 생산 수단을 확보하라
� 예시:
• 땅을 소유한 지주
• 공장을 세운 자본가
• 장시간 일해서 저축을 이룬 성실한 노동자
→ 가치 = 생산된 것의 총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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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근대적 가치: 효용의 극대화
19세기 후반, 한계효용이론이 등장하면서
가치는 노동이 아니라 **“개인의 욕망을 얼마나 만족시키는가”**로 정의됩니다.
가치란 주관적 효용의 산물이 됩니다.
“사람들이 유용하다고 느끼는 것이 가치 있다.”
“원하는 것이 곧 부다.”
� 부의 축적 전략:
• 시장에서 원하는 것을 가장 잘 제공하는 자가 부를 가져간다
• 브랜드, 상품 차별화, 소비자 경험이 핵심
� 예시:
• 애플: 효용 중심 UX로 프리미엄 가격
• 나이키: 운동화에 스토리와 정체성 부여
→ 가치 = 소비자 선택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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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현대적 가치: 유동성의 지배
오늘날, 자본주의는 **금융화(Financialization)**를 통해
가치의 정의마저 바꾸고 있습니다.
“가치는 유동성이다.”
즉, 얼마나 쉽게 자금이 유입되고, 거래가 되며, 미래 기대가 가격에 선반영되느냐가
곧 ‘가치’가 되는 사회입니다.
� 유동성 가치설의 핵심:
• 가치 ≠ 노동, 가치 ≠ 효용
• 가치 = 유동성의 분포와 기대 자본 흐름
• 통화량(M2), 신용 창출, 자산시장 유입 자금이 곧 가치 형성의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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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가 되는 방식:
• 생산하거나 효용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 “자산 가격이 올라가기 전에 먼저 보유하는 것”
• “신용이 공급되는 방향에 먼저 서는 것”
즉,
부는 생산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유동성의 흐름을 선점하는 데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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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시들:
✅ 비트코인 초기에 투자한 사람들
• 아무 노동도, 실질적 효용도 없이
• **“유동성 공급 확대 + 희소성 서사”**의 결합으로 자산 폭등
✅ 팔란티어 투자자
• PER로 설명 안 되는 밸류에이션
• “스토리 + 유동성 = 급등”
✅ 부동산 투자자 (2015~2021 한국)
• 아파트의 본질보다
• LTV 규제 변화, 저금리, 유동성 공급 정책에 따라 가격 급등
• 수요자보다 유동성 선점자가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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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 유동성은 새로운 가치의 신이다
이제 ‘가치’는 더 이상 땀에서 나오지 않고,
욕망만으로도 부족합니다.
자본의 흐름, 통화의 방향, 신용의 배분이 곧 가치입니다.
• 노동자는 늦고,
• 생산자는 불확실하며,
• 자산을 먼저 보유한 자만이 유동성 파도를 탈 수 있습니다.
“부자는 가치 있는 것을 생산하는 자가 아니라,
가치 있게 만들어질 것을 먼저 가진 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