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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 Aug 05. 2023

0803 KT 드라마 공모전 '본심'에 오르다.

제2의 우영우를 꿈꾸며


본심 선정작 안내


‘대상'이 아니라 '최종심 대상작'

6월 13일, 제2회 KT 스튜디오지니 시리즈 공모전에 지원했었다. 그리고 어제 KT에서 아래와 같은 이메일이 왔다. 현재까지 총 6개의 공모전에 지원했는데, 답변이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알람소리에 이메일 확인 중, 보낸이가 KT인 것을 보고 너무 흥분한 나머지 제목도 읽어보지 않고 본문을 냅다 읽다가 '대상'이라는 단어를 읽고 심장마비가 올 뻔했지만! 곧 본심에 선정됐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마음에 평정심을 찾았다. (이건 한국말 이해도의 부족한 게 아니라, 그냥 마음이 너무 들떠서 그런 거다. 정말이다...)


O'PEN에 당선될 거라 믿었던 마음은 진심 무지함으로 비롯된 거였다면, KT 공모전에서 어느 정도 승산이 있겠다 생각했던 이유는 나름 논리적 추론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이전해도 말했듯, 공모전은 숫자싸움이다. KT공모전은 타 방송사의 비해 공모자 수가 낮을 수밖에 없다. 왜? KT는 공모 시 대본 4개를 제출해야 하는 별 5개 (★★★★★)의 난이도 최상의 공모전이기 때문이다.


과연 당선될지 안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 장편드라마를 위해 대본 4개를 준비하는 사람이 몇 될까? 대본 1개당 30~35 매라 치면, 대본 4개면 120~140장이다. (난 총 131장이 나왔다) 아무리 대사가 주된다 하지만, 100장 넘는 글을 쓰기란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본업이 따로 있는, 대부분의 드라마 작가 지망생에게는 말이다. 최종심이라면 모를까 아직 최종심 진출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  3~4부 대본을 쓰는 것보다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하나 더 준비하고 단편을 하나 더 준비하는 게 더 효율적일 선택일 것이다.


또한 전체 줄거리 그리고 회별당 줄거리를 쓸 때는 분명, 대본을 빽빽이 채우고도 남을 것 같았는데, 막상 글을 쓰면 그러기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쉽게 말해, 대본의 분량이 부족한 것이다. 1,2,3화는 별 탈 없이 잘 써 내려갔는데, 4화를 쓰던 중 문제가 생겼다. 한 25장 정도 쓰고 나니, 4회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해버린 것이다. 내용이 부족하면 5회에서 끌고 오면 되는 거 아니야 싶겠지만, 그럴 수는 없다. 왜냐하면 각 회마다 꼭 포함돼야 하는 그리고 포함되지 않아야 하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부족하다고 다른 회에 쓸 이야기를 끌어와서 쓸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나는 4화의 부족한 분량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해야 했고, 스토리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시나리오도 다시 손봐야 했다. 이렇게 담담하게 적으니 쉽게 들리겠지만, 아주 번거롭고 성가신, 나의 피를 말리는 작업이었다.


본선진출의 의미

나에게 있어 이번 본심진출은 아무리 의미를 두지 않으래야 않을 수 없다.


이전 한 번도 드라마 작법을 정식적으로 배워본 적도 없던,

작년까지만 해도 완성된 글 하나 없던 내가.

한국단어를 몰라 사전과 번역기에 의지하며

인터넷, 드라마 대본집, 나의 상상력 그리고 노력.

오롯이 이 4가지로 이뤄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총 64개의 대본 중 내가 63등으로 들어왔을 수도 있다. 최종심이 아니라 본심이라는 것도 알고있다. 최종심안에 들기 위해서 63개의 작품 중 상의 15%, 10위 안에 들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고, 이후에도 3위 안에 들어야 수상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최우수든 우수든 상관없다고. 일단, 당선되기만 하면 된다고. 그럼 드라마작가가 될 수 있는 출발점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난, 출발점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63명의 작가 중 한 명이 된 것이다.


제2의 우영우 찾습니다…KT스튜디오지니 시리즈 공모전


2023 KT스튜디오지니 시리즈 공모전 홍보글에 제목이었다. 드라마 작가 지망생에게는 마음 벅차기도 또 버겁기도 한 대목이지만, 적어도 오늘만큼은 내가 제2의 '우영우'가 될 수 있기를 꿈꿔본다.




KT 공모전 지원 과정을 담은 이야기는 아래

https://brunch.co.kr/@079e8d568545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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