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고학년이 되면 이 아이가 앞으로 공부를 잘할 아이인지 아닐지 감이 온다.
당장 수학단원평가 점수는 비슷할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하는 아이와 엄마가 시켜서 억지로 공부하는 아이의 차이가 드러난다.
전자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내재동기에 의해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고, 후자는 억지로 하는 공부이기 때문에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유는 머리가 좋고 나빠서가 아니라 스트레스 때문이다. 공부를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아이는 오래갈 수 없다.
이번 편에서는 <회복탄력성>, <내면소통>의 저자인 김주환 교수의 <그릿>의 내용을 살펴보며 끝까지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마음근력은
사람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면서도
동시에 성취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
마음근력은 다양한 관점에서 정의를 내릴 수 있다. 우선 뇌과학적인 관점에는 편도체가 안정화되고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몸의 관점에서는 심폐기능, 근골격계 기능, 호르몬 시스템, 면역 시스템, 혈액순환 시스템, 대사작용 등 전반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행동의 관점에서는 무언가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에도 다시 튀어 오르는 힘(회복탄력성)과 뜻하는 바를 향해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한데 모으고 쏟아붓는 힘(그릿)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다.
감정의 관점에서는 침착하고 차분하면서 즐거운 마음을 유지하고, 자신과 타인을 향해 용서, 연민, 사랑, 수용, 감사, 존중의 마음을 낼 수 있는 행복한 상태다.
마음근력은 자기조절력, 대인관계력, 자기동기력으로 구성된다.
마음근력은 사람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면서도 동시에 성취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인 회복 탄력성이나 꾸준히 집중해서 밀고 나가는 힘인 그릿은 모두 성취역량이다.
그릿은 세 가지 마음근력, 즉 자기조절력, 대인관계력, 자기동기력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대표적인 핵심 개념들을 뽑아낸 것이다. 즉 관계성, 내재동기, 끈기 등의 마음근력을 통해 아이가 잘 성장하도록 도와주자는 개념을 말한다.
자기조절력은 내가 나 자신을 조절하는 능력을 뜻한다.
구성요소로는 우선 과제지속력이 있다. 과제지속력이란 내가 세워놓은 목표를 향해서 스스로를 몰아갈 수 있는 능력이다. 두 번째 요소는 끈기다. 어떤 일을 시도했는데 생가대로 잘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하는 마음의 근력을 말한다.
또 다른 구성요소는 집중력이다. 집중력은 하고자 마음먹은 어떤 목표에 자신의 에너지와 주의력을 쏟아부을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마지막 요소는 감정조절력이다. 감정조절력은 위기 상황 혹은 불안한 상태에서도 침착하고 차분한 마음을 유지하는 능력이다. 감정조절력과 함께 충동억제력도 자기조절을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대인관계력은 상대방의 생각과 의도를 잘 파악하고, 상대방의 감정 상태를 알아차리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소통능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아픔이나 느낌에 공감하는 능력과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능력이다.
자기동기력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능력이다.
자기동기력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는 요소는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 자체에서 흥미와 재미를 느끼고 에너지를 얻는 '내재동기'다. 이렇게 하는 일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내재동기는 자율성에서 비롯된다.
'자율성'은 '내 인생은 내가 산다. 내 삶의 주인은 다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라는 믿음이며, 이런 믿음이 있어야만 내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기결정성과 유능성이 생긴다. 자율성은 내 삶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그 결과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인 내적 통제 소재가 높을수록 강하게 발현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기동기력의 근간인 내재동기와 자율성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알아차리는 자기참조과정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기능의 핵심 중추가 되는 뇌 부위 역시 mPFC(내측전전두피질)이라는 사실이다.
내재동기와 자율성이 발현되는 과정에서 전전두피질 전체가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두정엽까지 활성화되기 때문에 창의성이 향상된다. 다시 말해 내재동기와 자율성이 높을수록 문제해결력과 창의력도 함께 높아진다.
아이의 마음근력을 키워주려면
mPFC영역을 활성화해 주는 훈련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말한 자기조절력, 대인관계력, 자기동기력을 정리해 보면, 이 세 가지 마음근력이 발휘되는 데는 공통적으로 mPFC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전두피질은 특히 편도체와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다. 즉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될 때는 편도체가 안정화되고, 반대로 편도체가 활성화될 때는 전전두피질이 안정화된다. 따라서 마음근력을 키우기 위해 전전두피질 활성화 훈련을 할 때,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 바로 편도체 안정화라고 할 수 있다.
편도체 안정화와 전전두피질 활성화를 통해 마음근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부모가 먼저 '공부는 하기 싫고 어려운 것이며, 참아내가며 해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런 생각은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고, 무리하게 선행학습을 시키고, 야단을 치거나 닦달하게 만든다.
그 결과 아이는 부모에게 인정받기 위해 '마지못해' 공부를 한다. 이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 아이의 뇌에 공부는 부모의 사랑을 위협하는 '적'으로 각인된다. 결과적으로 공부를 마음속 깊이 증오하게 되는 것이다.
본능적으로 사람은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잘 해낼 수 없다.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참고 하는데 그 일을 잘 해내는 건 불가능하다. 공부를 잘하는 방법은 단 하나, 전전두피질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된 상태는 마음이 즐겁고 행복한 상태다. 즉 그릿을 키워준다는 것은 아이의 감정 상태를 안정화하면서, 늘 마음이 행복하고 즐거운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마음근력을 키워주려면 자기조절력, 대인관계력, 자기동기력을 키워줘야 한다. 그리고 자기동기력의 핵심은 '자율성'이다.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삶의 주인이라고 느껴야 자기 인생에 책임감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 된다.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역량인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기르는데도 자율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편도체가 안정되고,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즉, 마음이 즐겁고 행복해야지 공부도 잘할 수 있고 창의력, 문제해결능력도 향상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지금 당장 아이가 부족해 보인다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를 닦달할 것이 아니라, 가정환경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아이의 적성과 꿈을 찾아주는 것이 먼저 일 것이다.
우리 집은 아이에게 편안한 울타리인가?
우리 아이는 즐겁고 행복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