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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 쇠박새, 진박새

이름 없는 모임

by 이경아

우리 주변에 흔한 새 중에 박새가 있다. 박새라고 부르는 것을 좀 더 나누면 박새, 쇠박새, 진박새다. 비슷비슷해서 언뜻 보면 똑같아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 생김새나 크기가 조금 다르다.

그저 박새라고 부른다고 이상할 것은 없지만, 우리는 박새, 쇠박새, 진박새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그리자고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몸에 난 작은 점이도 샅샅이 알고 싶은 심정이랄까.


진박새,쇠박새,박새.jpg 왼쪽 홀로 있는 박새, 오른쪽 위에 있는 쇠박새, 오른쪽 아래에 있는 진박새


이름에서 이미 알 수 있듯 박새, 쇠박새, 진박새는 참새목 박새과다.

크기는 참새만 한다. 이 중 박새의 몸집이 가장 크다. 대략 14센티미터 내외다. 그다음이 진박새인데 크기는 10센티미터 내외다. 가장 작은 새가 쇠박새, 8센티미터 정도이다.


박새는 검은 머리에서부터 목덜미, 배로 이어져 까맣다. 얼굴은 검지만 두 뼘에는 흰점이 크게 있다. 목덜미에서 배까지 넥타이를 맨 듯 검은 줄이 길게 있다. 목 등은 노란빛이다. 전체 색깔은 회색이고 날개 끝이 검은빛이다. 박새를 알아보는 포인트는 뭐니 뭐니 해도 목에서부터 배까지 내려오는 검은 줄이다. 전체적으로 박새는 쇠박새나 진박새보다 크고 조금 화려한 느낌이 든다.


쇠박새 역시 머리가 검다. 눈 아래부터 얼굴, 배는 흰빛에 가까운 회색이다. 날개는 진회색이고, 꼬리는 검은빛을 띤다. 쇠박새의 특징은 부리 아래쪽에 검은 털이 조금 있다는 거다. 사람으로 말하면 턱수염이 조금 난 모습이다 체구가 작아 앙징맞다.


진박새도 머리는 검다. 정수리에 난 검은 털은 박새나 쇠박새와 다르게 비죽비죽 서 있다. 머리에 젤리를 바르고 한껏 멋을 낸 느낌이다. 진박새는 머리뿐 아니라 얼굴과 목덜미까지 검다. 뺨에는 흰 점이 있다. 배는 연한 베이지색이다. 날개는 회색에 갈색 느낌이 더해졌다.


박새 종류를 구별하는 가장 포인트는 목덜미의 검은색을 보는 거다.

박새는 긴 넥타이를 맨 것 같고, 쇠박새는 짧은 콧수염이 붙은 느낌, 진박새는 나비넥타이를 맨 느낌이다.


박새는 우리나라 텃새다. 그래서 겨울에도 흔히 볼 수 있다.

겨울나기는 사람이나 새나 쉽지 않다.

나는 산에 오를 때면 가끔씩 땅콩을 가져간다. 땅콩을 펼치면 금세 박새, 쇠박새, 진박새, 곤줄박이까지 모여든다. 열심히 땅콩을 물어다가 나무 틈에 끼워두고 와서 또 가져간다.


그림에서 박새, 쇠박새, 진박새가 앉아 있는 나무는 괴불나무인데 이 괴불나무의 빨간 열매도 한 겨울 새들의 먹이가 되어준다. 참 고마운 일이다. 더불어 내 눈도 호강 시켜 줘서 감사하다.


박새, 쇠박새, 진박새가 추운 겨울을 무사히 나고, 봄에 또 만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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