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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갈나무

이름 없는 모임

by 이경아
신갈나무.jpg


참나무 6형제 중 오늘은 신갈나무를 그렸다.


내가 매일 다니는 산에는 신갈나무가 많다. 왜냐하면 햇볕이 많이 들지 않고 그늘이 많은 산이기 때문인 것 같다. 같은 산이어도 빙 돌아 반대편 쪽을 가면 햇볕이 많이 든다. 그곳엔 신갈나무는 보이지 않고 떡갈나무가 많다.


신갈나무도 다른 참나무들처럼 높이 자란다. 대략 30미터 높이로 자란다고 알려져 있다.

잎은 대략 7~20센티미터 길이다. 가지에 어긋나가기로 달리지만 가지 끝에서는 여러 장이 모여서 달린다. 긴타원형이고 잎의 끝 쪽이 더 넓다. 가장자리는 큰 톱니가 있다. 앞면은 노란빛을 띠는 진녹색이고 뒷면은 연두색이다.

신갈나무를 알아보는 포인트 중에 하나가 잎자루다. 잎자루 길이가 1~13mm이기 때문에 우리가 육안으로 볼 때는 잎자루가 없는 잎이다.

신갈나무는 참나무의 특징 중 하나처럼 잎사귀가 반질반질 윤이 난다. 그리고 다른 참나무보다 잎이 두껍다.


나는 신갈나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를 나름 추측해 본다.

잎이 두꺼워 신갈나무라고 하진 않았을까? 짚신 같은데 신발깔창으로 쓰지는 않았을까?


열매는 9월에 열린다. 열매는 울퉁불퉁한 깍정이에 2분의 1 정도 싸인 채 매달린다. 길이는 1~3센티미터 정도이고 지름은 1~2 센티미터로 타원형이다. 여물면 열매뿐 아니라 깍정이까지 연둣빛에서 갈색으로 바뀐다.


줄기껍질(수피)은 회색빛 도는 갈색을 띤다. 오래될수록 검은 회색빛이 된다. 회색빛은 세로로 길고 불규칙한 무늬를 보인다. 다른 참나무들보다 회색빛이 도드라져 보인다면 십중팔구 신갈나무다.


나는 햇볕이 쨍쨍 비치는 산을 좋아한다. 이곳으로 이사 와서 가장 아쉬운 건 햇볕이었다. 누구는 햇빛이 강하지 않아 좋다고 하지만 난 이 산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 말은 곧 신갈나무를 마뜩잖게 봤다는 말이기도 하다.

8년째, 날마다 이 산을 오르내리다 보니 신갈나무가 익숙하다. 익숙한 건 정이 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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