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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갈나무

이름 없는 모임

by 이경아


떡갈나무.jpg 왼쪽은 떡갈나무 4~5월 경 모습(어린잎,충영,꽃) 오른쪽은 떡갈나무 10월 경 모습(나뭇잎앞뒤,열매,낙엽)


참나무 6형제 중 오늘은 떡갈나무를 그리기로 했다.

그동안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신갈나무는 가을의 모습만을 그렸다. 오늘은 마음먹고 봄과 가을 두 계절의 모습을 담아보고자 했다. 식물은 철마다 그 모습이 다른데, 매번 가을 모습만 담는 게 마음에 걸렸다.


떡갈나무는 햇볕이 좋은 양지를 좋아해서 그런 곳에 많이 자란다. 20미터 높이로 자라고 지름은 70센티미터다.


4~5월 경 떡갈나무 잎은 아직 어리다. 빛깔은 연둣빛에 자줏빛이 감돈다. 솜털이 무성하다.

이때 꽃을 피우는데 수꽃차례는 잎겨드랑에서 밑으로 처지게 자란다. 암꽃차례는 위로 곧추나온다.

그리고 이 즈음 충영(벌레집)이 생긴다. 혹벌이 떡갈나무의 어린순에 알을 낳아 기생한다. 충영은 붉은색으로 공처럼 맺혔다가 꽃처럼 펼쳐진다.


봄철 한 때를 벗어난 떡갈나무 잎은 참나뭇과의 나무 중에서 가장 크다. 길이는 5~42센티미터까지 자라고 너비는 3.5~27센티미터까지 자란다. 잎의 가장자리는 파도무늬처럼 물결이 있다.

잎맥은 3~17쌍으로 아주 뚜렷하게 보인다. 어린잎에는 털이 많지만 다 자라면 털이 잎맥에만 보인다. 하지만 잎 뒷면은 다 자란 뒤에도 털이 끝까지 남아있다. 그래서 우리가 볼 때 잎 뒤면은 흰빛처럼 보인다.

가을이 되면 푸른 잎이 갈색으로 변한다. 우리는 이 잎을 갈잎이라 부르기도 한다.


열매는 9월경부터 맺히고 10월에는 익는다. 긴타원형이고 길이는 1~3센티미터이고 지름은 1센티미터 내외다. 열매를 싸고 있는 비늘잎은 길고 뒤로 젖혀졌다.


수피는 회갈색이고 깊게 갈라져 있다.



떡갈나무의 이름은 떡을 쌀 때 쓰던 나뭇잎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떡갈나무 잎에는 타닌이 많다. 자연스레 방부역할을 할 수 있으니 음식이 상하는 걸 막을 수 있었을 거다.

주변에 흔히 있는 나뭇잎을 따서 도시락으로 사용하고, 음식을 다 먹고 나면 그 나뭇잎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너무나 환상적인 환경정책이다. ㅎㅎ


참나무 충영(벌레집)도 참 환상적인 공생정책이다.

충영은 식물의 줄기나 잎 뿌리에서 볼 수 있다. 벌레집이니까 벌레가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벌레집은 벌레가 아닌 식물이 만들어준다.

곤충이나 진드기, 벌레혹 등이 기생이나 산란을 하면 식물은 힘들다. 그래서 식물들이 생각해 낸 게 충영(벌레집)을 만들어 벌레들에게 조금의 자리를 내어주는 거다. 그게 결국은 자신을 지키고 살리는 길이란 걸 식물은 잘 알고 있다. 벌레도 그 자리만 사용할 뿐 더 이상 식물을 괴롭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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