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잠식, 공포의 극대화
감녕의 방울 소리,
그것은 전장(戰場)의 끝자락,
귀에 박히는 무의식의 진동.
소리 없는 진군,
누가 먼저 깨닫는가?
죽음보다 선명한 공포의 결.
—
적의 심장에 박혀드는 쇳소리,
방울이 울릴 때
공기는 바늘처럼 팽팽해지고
숨조차 한 박자 늦춰진다.
소리의 파장은,
곧 공포의 구조를 바꾼다.
—
누가 두려움에 먹히고
누가 그 두려움을 거꾸로 타는가?
감녕의 방울이 흔들릴수록
모두의 무의식은 움츠러든다.
공포의 진원지는
언제나 내면의 가장 깊은 곳.
—
방울은 경계다,
경계는 침투다,
침투는 곧 변형이다.
공포란 실체가 아니라,
소리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음을
누가 끝내 알아차릴 수 있을까?
—
감녕의 방울,
그 소리는 네가 만든 게 아니다.
네 심연이,
이미 그 소리에 스스로 먹혀든다.
무의식이 잠식당한 자,
스스로를 방울로 삼아
타인의 공포를 진동시킨다.
—
묻는다.
네 안의 방울은
지금 누구를 향해 울리고 있는가?
그 소리의 주인은
과연 누구인가?
공포란 결국
너 자신이 네 심장에 거는 방울,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