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사람은 불필요한 말을 삼가고 꼭 필요한 말만 하여야 한다. 불필요한 말을 함으로써 파생되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비생산적인 언어(생각)에 갇힌다.
-비생산적인 언어에 의해 불건강한 관념이 생기고 그로부터 불건전한 감정이 파생된다.
-자유가 구속된다.
-남에 대한 채무가 생긴다.
-나의 정보가 사람들의 구설수에 오르내리면서 프라이버시가 침해된다.
-정보가 왜곡된다.
-뜻하지 않은 오해가 생긴다.
-에너지를 이중, 삼중으로 써야 한다.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사라진다.
나이가 들수록 사랑받기보다는 존경받는 길로 가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말을 줄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혜로운 철학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지혜의 기술’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나온다.
“별이 아름다운 까닭은 손에 넣을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결코 잊지 마라. 존경과 애정은 양립하지 않는다.”
나의 자아를 지키고 남의 귀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면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는 인내심을 갖추어야 한다.
사람은 말 또는 생각으로 언어를 구성한다. 그가 사용한 언어에 의한 해석으로 인해 관념이 형성되고, 그 관념에 의해 감정이 형성된다. 요컨대 언어를 사용함과 동시에 해당 언어로 구성된 나의 세계관이 형성된다. 여기서 언어에는 말이나 글 뿐만 아니라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생각도 포함된다. 생각도 언어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말(생각)만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어는 정말 정교하게 다루어야 한다. 언어를 함부로 남용하면 불필요하고 불건강한 관념이 형성되고 이는 불건강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즉 불필요한 언어 사용으로 인해 왜곡된 세계관이 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따라서 함부로 과잉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 가령 단지 피곤하거나 에너지가 고갈되어 몸이 지쳐 있는 것을 정신적인 문제로 해석하여 스스로를 들들 볶는다면 안 그래도 지쳐있는 심신을 더욱 피폐해지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원래는 신체적인 요소만이 문제되어 마음도 같이 지쳐버린 것에 불과했던 것이 정신적인 요소 때문인 것으로 과잉 해석하여 실제로 정신병이 형성되어 버린다. 해석과 동시에 그에 따른 세계관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이 지쳤다면 생각을 멈추고 단순하게 휴식과 숙면을 취하라.
또한 함부로 힘든 척을 하며 징징거리지 마라. 단지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으로 힘든 척을 하거나 과장된 말을 한다면 해당 언어가 나의 의식을 지배하기 때문에 원래는 힘들지 않았던 요소가 진짜로 힘든 요소가 되어 버린다. 이는 다시 부정적인 감정으로 이어져 심심을 지치게 만들고, 심한 경우 번아웃을 초래할 수 있다. 나비의 날개짓 한번이 태풍을 몰고 올 수 있음을 명심하고, 작은 일이라도 신중하고 정교하게 언어(생각)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언어의 미묘한 차이에도 사람의 인식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가령 ‘단순함의 미학’과 ‘미학적 단순함’이라는 두 가지 표현을 비교해보자. ‘단순함의 미학’이라는 표현에는 더 포괄적인 개념이 내포되어 있는 반면 ‘미학적 단순함’이라는 표현에는 비교적 구체적인 개념이 내포되어 있다. ‘단순함의 미학’이라는 표현에서의 단순함은 단순함을 특정 범위로 한정하고 있지 않는 반면 ‘미학적 단순함’이라는 표현에서의 단순함은 단순함을 미학적이라는 범위 내로 한정하고 있다. 그로 인해 ‘단순함의 미학’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는 좀 더 개방적인 느낌이 드는 반면 ‘미학적 단순함’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는 약간 숨막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러한 미묘한 인식 차이로 인해 정서 역시 미묘하게 달라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