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주를 파견하여 시장의 지도를 해킹하라
포트폴리오 구성과 별도로 ‘유망 산업‘의 ’하위 섹터 내’ 각 ‘시총 1등 기업’ 또는 ‘유망 기업’에 정찰주 1주씩 반드시 파견
당신은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아는가? 스타크래프트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서로의 영역을 구분하여 영역 전쟁을 벌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에서 승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영토개발 및 영토확장, 고도의 전략 및 심리전, 시의적절한 공격타이밍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어울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 모든 승리 요인의 전제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승리 요인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적진의 움직임을 꿰뚫어보고,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 전제되어 있다. 이를 위해 스타크래프트의 프로게이머들은 적진의 움직임을 간파하기 위해 게임 초반부부터 정찰병 1인의 희생을 각오하고 적진 깊숙히 침투시킨다. 경제학 용어로 표현하자면 일종의 매몰비용인 셈이다. 이를 주식시장에 대입해보자.
당신은 앞서 체계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필승의 전략을 설계하였다. 앞에서 언급한 전략의 대원칙을 다시 한번 상기해보자. “설계 단계에서 당신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체계적이고 빈틈 없는 계획성이었다. 그러나 실행 단계에서는 거시적인 구조의 범위 내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변수에 대한 창의적인 수정능력이 당신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당신은 이제 설계도에서 내려와 현장에 투입되었다.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만일 당신이 기계적으로 당신의 설계도를 적용하려고 드는 순간 당신은 패배의 쓴맛을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적진의 움직임에 대응하여 당신의 설계대로 상황이 흘러가도록 끊임없이 변수를 수정하여야 하는데, 그 전제가 되는 적진의 움직임조차 감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신이 실행 단계에서 최우선으로 할 일은 당신이 설계한 포트폴리오와 별도로, 유망 산업의 하위 섹터 내 시가총액 1등 기업 또는 유망 기업에 정찰주를 각 1주씩 매수해 놓는 것이다(물론 이것이 가능하려면 먼저 유망 산업의 종류를 알아야 하고, 다음으로 각 산업의 하위 섹터 구분을 알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각 섹터 내 시가총액 1등 기업 또는 유망 기업을 알아야 함이 전제된다. 이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다면 격년에 한번씩 출간되는 ‘대한민국 산업지도’를 추천한다). 이후 당신의 주식창에는 무엇이 보이겠는가? 당신이 매수한 시점을 기준으로 각 정찰주의 흐름이 일목요연하게 보인다(물론 각 정찰주의 선택은 최선 또는 차선의 선택지여야 함이 전제되어 있다). 어떤 흐름이 보이는가? 그것의 등락이 보이며, 변동폭이 보이며, 경기의 흐름이 보인다.
가령 당신이 미국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정찰주로 1주 매수하였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의 주식창에는 당신이 매수한 시점을 기준으로 그 수익률이 명시적으로 보일 것이다. 거시경제의 흐름에 따라, 미국의 경제•정치•사회•문화 등 조건에 따라 그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찍고 있을 수도 있으며,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당신은 그것을 통해 거시경제의 흐름을 역추론할 수도 있으며, 그것을 지표 삼아 매수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 만일 당신의 각 정찰주 중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것만을 추려, 그 중에서 가장 유망한 선택지를 선택하여 매수 전략을 세운다면 어떨까? 비교적 싼값에 훌륭한 선택지를 선택할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