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와 실무자의 차이
전략의 대원칙 : 거시적 구조 설계 후(거시구조에 대한 계획성), 세부사항에 대한 자유분방한 수정능력(세부사항에 대한 창의성)이 관건
우리는 앞서 양질의 정보를 선별하여 그것을 편집하여 구체화하는 방법에 대해 탐구하였다. 역지사지를 통해 대중의 수요를 예측하고, 그것을 해석하여 공급하는 편집자의 심리를 파악한 후(역지사지), 그가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양질의 정보들을 최대한 수집한다(양적 우위). 양질의 정보들을 가공하여 가공된 정보들 간 우선순위와 기회비용을 계산하여 최선 또는 차선의 선택지를 구상한다(질적 우위). 최선 또는 차선의 선택지를 구상해놓은 것을 전제로, 그것의 가치에 대해 대중이 평가절하하는 시기를 기다려 그 시기가 도래하면 천천히 매수한 후, 다시 대중이 그것의 가치에 대해 평가절상하는 시기를 기다려 그 시기가 도래하면 매도한다(역행투자). 증시의 변동성에 의한 불의의 타격을 방지하기 위해 포트폴리오에 리스크 헷지가 가능한 자산을 구성하여 위험에 미리 대비한다(위험헷지).
당신은 위와 같이 체계적인 시나리오를 구상하여 거시적인 구조를 설계하였다. 이제 당신은 무엇을 해야 할까? 당신이 해야 할 다음 단계는 당신이 설계한 계획을 실행하는 것이다. 건물의 설계도만 작성해두고 정작 건물의 착공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설계도는 휴짓조각에 불과할 테니. 자, 이제 당신이 설계한 설계도대로 레고를 조립해보자. 그러나 막상 조립을 시작하려고 하자 당신은 당황스러움을 느낄 것이다. 설계도에 딱 맞는 레고조각을 찾는 일부터, 그것을 찾은 후 인내심을 가지고 한조각 한조각씩 조립하는 과정까지 쉬운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설계도를 체계적으로 작성할 때까지만 해도 당신은 자신감에 충만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설계도대로 조립을 하려고 하자 온갖 어려움이 몰려 온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가?
당신은 설계 단계에서 당신이 갖추어야 할 덕목과 실행 단계에서 당신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 다르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설계 단계에서 당신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체계적이고 빈틈 없는 계획성이었다. 그러나 실행 단계에서는 거시적인 구조의 범위 내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변수에 대한 창의적인 수정능력이 당신이 갖추어야 할 덕목인 것이다. 요컨대 당신은 기획자로서의 덕목과 실무자로서의 덕목이 다르다는 점을 인지한 후, 양자를 자유자재로 전환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어야 한다. 당신이 바로 기획자이자 실무자이기 때문이다. 기획자는 숲을 보면서 거시적인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고, 실무자는 나무를 보면서 미시적인 변수를 설계도에 맞게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