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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은희 Oct 05. 2023

아는 냥이

위태로운  길 위의 삶

녀석에 대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 암컷인지 수컷인지도 확실치 않다. 많이 먹어 뚱냥이가 되었다는 사람도 있고 암컷이라 새끼를 가졌다는 주민도 있다. 처음에는 두 마리가 같이 다녔다는 검증되지 않은 말도 떠돈다. 엄마 냥이가 함께였다고도 하고, 형제가 있었다는 소문도 돌았다. 모두가 뜬 소문일 뿐, 주인없는 고양이는 현재 홀로 남았다. 그것만이 팩트다. 중요한 건 인근 호수 공원 정문 입구에 녀석은 항상 있다는 것이다. 녀석은 사람을 봐가며 운다. 먼저 말을 걸어오는 이가 있으면 마치 대답하듯 야옹~ 야옹~ 우는데 그 소리가 퍽 귀엽다. 꼬리를 곧추 세우고 먹이를 조르기도 하고 강아지 마냥 맘씨 좋아 뵈는 어르신들을 졸졸 쫓아다니기도 한다. 제법 사진도 많이 찍었는지 포즈도 밉지 않다. 이름은 수 십 개다. 야옹아, 냥이야, 길냥아, 나비야, 각각 다른 호칭에도 녀석은 정답게 응대한다. 차가운 길 위에서 살아남는  저만의 방식을 터특한 것이다. 그 살가운 애교 덕분에 기름진 참치캔도 얻어 먹고, 고소한 치즈며, 고급진 사료까지 챙겨 먹는다. 어슬렁거리며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기다리는 고양이. 나도 공원 산책 전,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간식 츄르를 챙긴다. 인정 많은 사람들은 뚱냥이를 위해 이것저것 먹이를 건낸다. 실컷 먹고 사는 녀석이지만 나는 볼 때마다 측은한 맘이 든다. 어쩌면 녀석은 당장 배불릴 먹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끝없이 사랑을 줄 진짜 주인을 찾고 싶은 게 아닐까. 귀 어둔 우리가 자꾸자꾸 먹이만 건낼 때 녀석은 속이 터져 야옹~ 야옹 울기만 하는 건 아닐까. 오늘도 나는 아는 냥이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산책을 나선다. 주륵주륵 비가 와도 맘이 쓰이고 씽씽 바람이 부는 날에도 걱정이 된다. 해가 쨍쨍한 날에도 녀석이 목 마르지 않을까 염려스러운 마음, 츄르를 챙긴 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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