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텅스 블루의 <사막>은 파리 지하철 공사에서 공모한 시 콩쿠르에서 8천 편의 응모작 중 1등으로 당선된 시라고 한다. 이 시는 류시화 작가의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서 발췌했음을 밝힌다.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살다 보면 외로운 순간도 있다. 사막처럼 마음 한구석이 폐허가 되어 버석거리고 메말라 버리는 순간이 있다. 절대 고독과 조우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내 그림자마저 숨어버려 망망대해에 홀로 있는 헛헛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그때조차 나는 혼자가 아니다. 잠시 숨었을 뿐 내 그림자는 항상 나와 동행한다. 내 발자국은 늘 나와 함께 한다. 평소엔 잊고 살지만 절대 고독과 조우하는 순간, 내 그림자가 보이고 내 발자국이 보인다. 늘 나와 함께 하는 나라는 존재가 있음으로 오늘도 살아갈 힘을 얻는다. 혼자인 모두를 위해, 어쩌지 못하는 처절한 고독에 몸부림쳐본 모두를 위해 시인은 말한다. 그 순간에도 내 그림자와 발자국은 늘 나와 함께 했다고. 그러니 내가 걸어온 발자국을 보고 살아갈 마음을 내라고.